커피와 인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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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前 제주대 자연과학대학장

커피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다. 커피나무속은 약 9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두 종류는 코페아 로부스타(Coffea robusta)와 코페아 아라비카(Coffea arabica)이다.

서부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자라는 코페아 로부스타가 더 높은 카페인 함량을 가진다. 동부 아프리카와 중남미, 카리브와 뉴기니 등지에서 재배되는 코페아 아라비카는 더 강한 향을 함유하고 있다. 혼합하고 굽는 과정에서 재배작물의 특성을 상당히 변화시킬 수 있다.

즉석커피(instant coffee)1938년 미국 군대를 통해 인기를 얻게 됐다.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는 더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으며, 1900년대 초에 독일회사인 Kaffee HAG에 의해 소개된 바가 있다. 초기에는 커피로부터 카페인을 추출하기 위해 사용된 용매인 트라이클로로에틸렌의 안전성에 염려가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카페인 제거 커피는 초임계 유체 이산화탄소를 사용·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카페인의 소비는 일 년에 약 12t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하루에 1인당 70정도에 해당한다. 대략적으로 이것의 54%가 커피, 43%는 홍차, 그리고 3% 정도는 다른 형태로 소비된다.

미국이 엄청난 커피 소비국으로 알고 있지만, 스칸디나비아인들이 미국인들이 커피로부터 취하는 카페인의 거의 3배를 섭취한다. 영국인들은 홍차로부터 취하는 카페인이 스칸디나비아인과 맞먹을 정도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청량음료로부터 카페인을 많이 취하는 편이다.

홍차에는 활동성이 강한 알칼로이드인 테오필린을 한 컵에 약 1정도, 코코아는 훨씬 약한 알칼로이드인 테오브로민을 한 컵당 250정도 함유하고 있다. 식물은 이들 화학물질을 자연적 살충제로서 잎사귀에 저장하고 있다. 그래서 차와 커피 간 것은 살충제나 방충제로도 효과가 있다

식물의 클로로필과 인간의 헤모글로빈 구조가 닮았듯이 알칼로이드인 잔틴(xanthine), 카페인, 테오필린, 그리고 테오브로민의 화학구조들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이들은 너무 유사하다. 인간이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식물이 정교하게 이들 물질들을 창안·설계·합성해 인간에게 선물했다. 이처럼 식물은 영리하고 지혜롭다. 그렇지만 인간은 불평의 도가니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여기서 수면과 관련하여 카페인의 역할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데노신은 멜라토닌과 함께 수면을 관장하는 물질 중 하나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아데노신 수용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졸음을 쫒아낸다.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어 아데노신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다. 아데노신 수용체와 카페인의 결합은 아데노신이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하게 되고 신경세포의 둔화를 일으키는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한다.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하면 카페인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노르아드레날린)을 증가시킨다. 그 결과는 필요한 수면을 지연시킴은 물론 경계심, 자신감, 불면을 느낀다. 한 컵의 커피는 50~150정도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사랑과 창조의 호르몬이라고 칭하는 도파민의 정체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내는 강력한 각성제인 것이다. 뇌 안에서 각성제가 창안·합성된다. 뇌는 마약까지 만드는 거대한 화학공장인 것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인체 내에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내포한 다양한 기능을 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우리의 심신을 활성화시키고 각성작용을 하면서 수면과 심신의 기운을 관장하는 생명 리듬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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