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토론 ‘본방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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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요즘은 친한 사이에도 술 한잔하기가 꺼려진다는 이들이 많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선거 시즌이라서다. 세상의 이슈가 선거에 집중된 터라 술자리가 길어지다 보면 선거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없다. 그 끝에는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다. 술자리 멤버가 같은 생각이라면 도원결의한 기분으로 술맛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여기에도 각자의 ‘진영 논리’가 있다. 게다가 정치평론 분야만큼은 숱한 선거를 통해 야전에서 실력을 연마한 고수들이 아닌가. 더 이상 격론이 오가지 않고 ‘정답은 없다’며 자리를 파하면 다행이다.

사실 정치나 선거 이야기만 나오면 어디든 분위기는 요동친다. 아침 운동을 위해 즐겨 찾는 사라봉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삼삼오오 좌담회’가 불청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래도 선거의 흐름이 궁금하다. 신문이나 방송 뉴스에 시선이 가지만, 기계적인 중립을 준수하고 있기에 후보에 대해 제대로 비교 평가할 수 없다. 여론조사 결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줏대 없이 남이 만들어 놓은 대세에 무작정 부화뇌동하는 것 같아 꺼려진다. 그렇다고 응답률만을 보면 유권자들이 여전히 속내를 숨기고 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방송 토론에 마음이 쏠린다. 대선 후보 토론 때 접해봐서 그 맛을 안다. ‘방콕’하고 몰입하자 두 시간 정도는 채널 이동 없이도 금방 갔다. 최애(最愛) 프로를 시청하는 기분이었다. 재미와 긴장이 있기에 다음 회가 기다려졌다. 남들은 어떤 평가를 했는지 그 반향도 궁금했다.

방송 토론은 후보의 입장에서도 피할 수 없는 ‘진검 승부처’다. 상대 후보와의 평가를 통해 비교 우위를 꾀할 수 있으며, 주요 공약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부동층이 많을수록 효과는 커진다. 이를 통해 내 편을 더 키우는 ‘확증편향’까지 기대할 수 있다. 대개의 조사에서 후보 결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매체로 방송 토론을 꼽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제주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6·1선거 후보자 방송 토론회가 어제(23일) 도지사 후보를 시작으로 이번 주에 집중적으로 열린다. 교육감, 제주시을 보궐선거는 그 열기만큼이나 공방이 치열할 것이다. 이번에도 본방사수를 작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택의 고민도 해소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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