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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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운, 시인·수필가

아이고! 위험하다!”

갑자기 한 할머니가 큰 소리로 외치면서 10m를 뛰쳐나간다. 버스 정류소에서 생긴 일이다. 알고 보니 조금 전부터 한 청년이 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계속 기침을 하고 큰 소리로 가래를 뱉고 몸을 뒤흔들고 있었다. 옆에 앉았던 할머니가 가방을 챙겨들고 뛰쳐나가면서 던지는 말이었다. 의자에 함께 앉아있던 다른 손님들도 일제히 밖으로 나와 흩어진다. 정류소 밖에서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도 자리를 조금 피해본다. 그 후에도 그는 계속 토하듯이 기침과 가래를 여기저기 뱉고 있다. 청년은 조금 진정됐는지 정신을 가다듬고 조금 있다 버스를 타고 떠났다. 청년도 참으로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인지 아니면 감기인지 또 다른 질환인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오늘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니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13일 신규 확진자는 3828명이다. 그런데도 지난 418일 사회적 거리두기 모든 조치가 해제됐다. 운영시간, 사적 모임, 행사 집회, 종교 활동, 실내 취식 제한이 사라진 것이다.

13일 전 세계 실시간 통계인 월드오미터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24000(612일 기준)의 코로나 확진자와 함께 하루 동안 550여 명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누적 사망자는 총 633만명에 누적 확진자는 54048만명이다.

몇 백 명 발생했을 때도 전국이 거리두기 형태로 거의 봉쇄되곤 했는데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모든 봉쇄가 풀리고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물론 오미크론이라는 변종 바이러스가 주종을 이루고 또 많이 약화된 병원체라고 하고 감기 정도의 위험성 밖에 없다고 여기저기서 말하고 있으니 믿을 수밖에 없다.

엊그제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대중식당에서 하는데 이미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가득 차 있고 또 몇몇 그룹에서는 이미 한참 과음 상태로 고성이 아주 오랫동안 오가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었다.

나는 꽤 오랜 시간 위생 환경이 열악한 나라에서 봉사 활동을 해온 경험이 있다. 최근 동티모르에서 1년간 생활했었는데 같이 거주했던 결핵 전문가에 의하면 동티모르 국민의 3분의 1가량이 결핵에 감염돼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미크롤렛이라는 10인승 미니버스에 20명가량이 함께 타고 매일 출퇴근을 했었다. 숨쉬기도 힘들만큼 턱까지 차오르는 열기와 수없이 바닥에 뱉어내는 가래침을 옆에 두고 생활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자주 결핵 검사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 전 근무했던 아프리카 세네갈과 동티모르 공히 말라리아와 댕기열 등 열대병에 쉽게 노출된 곳이었다. 매일매일 조심하지만 옆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수시로 감염 또는 발병하고 치명적 손상을 입거나 세상을 뜨기도 했다. 동티모르에선 같이 근무하던 한국 봉사단원들 중에 댕기열을 피했던 선생님이 한 분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현지 어린이들은 너무도 쉽게 모든 것을 잃는 경우가 많았었다.

13일 현재 코로나19의 우리나라 누계 확진자는 18229288 명이고 사망자는 24388명이다. 전 국민의 3분의 1이 이미 감염의 경험을 가지게 됐다. 그사이 우리 주변에서 선한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거나 명을 달리하는 이웃들을 많이 보게 됐다. 부디 이제는 이 이상한 바이러스가 소멸돼 모두 그에게서 해방되기를 바란다.

이 괴질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 모두가 밝히기를 거부하거나 자기와는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인간이 자연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거슬린 행위에 대한 자연의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교훈삼아 자연과 순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가가 우리의 영원한 과제가 되리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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