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 복개물 철거, 재해 예방 수준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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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도심 하천인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과 관련해 조만간 참여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한다고 밝혔다. 사업 내용은 복개 구조물(도로와 주차장)을 철거하고 반복개 구조물을 새로 시설하는 것이다. 이로써 2018년 한천기본계획 수립, 2019년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지정 후에도 지지부진했던 한천 복개물 철거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천’은 한라산 탐라계곡에서 발원해 제주시 이도2동과 연동을 가로질러 원도심의 용연포구로 이어지는 대형 하천이다. 복개물은 하천의 하류인 용담1동 소재 용문로터리에서 용연다리 구간에 이르는 344m 규모다. 1994년에 설치된 후 왕복 4차선 도로와 주차장(126면)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돌이킬 수 없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양산한 것은 유감이다. 국내에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하천 복개의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07년 태풍 ‘나리’가 강타할 때 하천이 범람해 차량 201대가 파손됐고, 주택 70동이 침수됐다. 4명이 숨지기도 했다. 2016년 태풍 ‘차바’ 땐 차량 20대와 주택 13동이 물에 잠겼다. 모두가 복개 구조물을 받치고 있는 수백 개의 교각과 주변에 쌓인 나뭇가지 등 대형 이물질이 물 흐름을 차단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의 복개물 철거는 늦은 감마저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복개물을 걷어낸 후 일이다. 제주시는 곧 업체가 선정되면 복개물 전 구간을 철거한 후 하천 가장자리에 ‘반복개 구조물’을 재가설해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노상주차장도 117면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국과 업체는 하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도록 공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복개물 철거가 재해 예방 대책 수준에만 머물지 말고 하천의 기능 회복에도 기여토록 해야 한다. 시멘트 바닥을 걷어내면 하천의 모습이 28년 만에 드러난다. 친수 공간과 탐방로 등을 갖춘 생태하천으로서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도심의 명소로 탈바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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