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예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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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오픈런(open run)은 원래 영화나 연극을 폐막 날짜를 정하지 않고 무기한으로 상영·공연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엔 명품 등의 쇼핑과 관련해서 자주 등장한다. ‘매장이 열리는 순간 바로 달려간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앞다퉈 입장하거나, 길게 줄을 서는 오픈런은 젊은 층의 상징적인 소비 모습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주에서도 유명 카페에선 이런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최근엔 가수 이효리의 남편이자 기타리스트 출신 가수 이상순이 지난 1일 구좌읍에 카페를 오픈하자 100m 넘는 긴 줄이 생겼다. 이런저런 이유 등으로 며칠 임시휴업을 하기도 했다. 코요태의 멤버인 가수 빽가가 표선면 중산간 5000평에 문을 연 카페는 인증샷의 성지로 소문이 자자하다. 모두 주 고객은 20·30 세대이다.

▲이 점에서 최근 지인이 추천으로 유튜브를 통해 접한 고(故)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1953~2019)의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이란 특강은 인상적이었다. 생전에 한국 벤처 업계의 대부로 불린 그는 개인의 욕망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가 내세운 인간의 욕구 5단계 이론을 산업혁명과 연관시켰다. 생존의 욕구는 1차 기계로, 안정의 욕구는 2차 전기로, 사회적 욕구는 3차 인터넷으로 충족시키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1차 산업혁명으로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 운동)’이 있었지만, 어떤 기술혁신도 일자리를 빼앗지 않았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다들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줄 것이라고 하지만, 그는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을 담당하는 대신에 인간은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일에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당연히 증가한 여가는 새로운 욕망을 자극하고, 그 욕망은 일자리를 잉태한다고 했다. 이는 인간의 4단계 욕구인 ‘자존ㆍ명예’와 맞물린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카페를 순례하는 이들이 다른 시선으로 다가온다. 세상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단순히 커피 맛보다는 색다른 경험과 자기만족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며 충전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제주의 일자리와 교육도 이에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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