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노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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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조시인

지난 1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민선 8기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취임식이 열렸다. 식전 행사로 제라진 소년소녀 합창단이 어야 디야/어야 디야//어그여 디여 상사년/어야 디야//당선에서 멜을 보고/어야 디야//망선에서 후림을 논당/어야 디야 <하략> 제주 일노래 (멸치)후리는소리를 불렀다. 조상들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내는 수눌음 정신의 DNA를 승화,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일노래 공연은 올해 6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다섯 시에 이곳에서 계속 열리고 있다. 무대는 울타리 담 붙어 큰 팽나무 아래 데크 쉼터다. 주위엔 제주의 암석 전시장이 있다. 특히 현무암으로 조각한 아낙이 물허벅을 진 채 기울이어 물을 항아리에 쏟는 모습은 우리 어머니들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무튼 돌과 나무가 어우러져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자리다.

뒷받침 없는 플라스틱 둥근 의자에 앉았다. 두 개의 팸플릿을 펼쳤다. 하나는 상설공연 내용이고, 하나는 악보집이다. 고영림 집행위원장은 제주 일노래 상설공연은 2020년 여름 오래된 집 마당에서 시작되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0회 공연을 했고, 일노래 일곱 곡을 녹음 채보하여 악보집을 발간했다. 올해는 611일부터 매주 토요일엔 자연사박물관, 일요일엔 천지연 야외공연장에서 21회에 걸쳐 공연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제주민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분이 있다. 제주대학교 교수를 지낸 김영돈 박사다. 김 교수는 제주도 전역을 3년 반 동안 직접 돌아다니면서 창자(唱者)를 만나 채록했다. 그래서 최초로 탄생한 민요집이 제주도 민요 연구()’. 여기엔 주로 여인들이 부른 1403곡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에 영주십경가오돌또기를 김나연 젊은 소리꾼이 불렀다. 아무런 음향 시설이 없기 때문에 노랫소리가 날것처럼 귀를 자극한다. 이어서 김향옥 명창과 김향희 이수자를 포함한 제주농요보존회원들이 해녀 노젓는 소리’, ‘마당질 소리’, ‘촐비는 소리’, ‘망건 짜는 소리’, ‘밧 볼리는 소리를 불렀다. 일노래는 제주 사람들의 삶이요, 흥이요, 해학이 숨어 있다. 또한 기름짐이 없는 선율과 사설이, 듣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런데 아쉽게도 관중이 적다. 왜일까. 도민들의 무관심일 것이다. 그래서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관계 당국의 관심이 필요하다. 다음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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