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건강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온열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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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장

기상 관측 역사상 100년 만에 낮 최고 기온을 갈아 치우면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2022년 여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년간 진행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야외 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올여름에는 유난히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온열질환 환자가 크게 늘었다. 2021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통계 결과 전국에서 137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중에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온열질환자 수가 인구 10만명당 9.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은 장시간 더위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열사병과 일사병(열탈진) 이외에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 몸은 더운 환경에서 체온이 상승하게 되면 땀을 흘리면서 열을 내보내 체온을 조절하게 된다. 그러나 적절한 휴식이나 아무런 보호 장구 없이 장기간 더운 환경에 노출되게 되면 정상적인 체온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우리 몸의 보상기전이 망가져서 더 이상 몸에서 열을 방출하지 못하고 다양한 신체 이상을 일으키게 된다. 온열질환은 발생 위험이 있을 때 빨리 인지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최우선이므로 뜨거운 장소에 오랜 시간 노출된 사람들은 신체에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항상 온열질환을 염두에 두고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이고 중추신경계의 이상소견이 동반돼 의식변화, 혼수상태, 헛소리, 이상행동, 심한 두통, 덥고 건조한 피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온열질환 중 가장 위험한 형태로 매우 높은 사망률을 가지고 있으므로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일사병(열탈진)의 경우는 열로 인해 과도하게 땀을 흘리면서 체내에 수분과 염분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심한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지만 열사병과 달리 심부체온은 40도 이하이며 의식도 정상이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리고 난 뒤에 특히 허벅지와 종아리의 근육에 경련이 발생하는 것으로 땀에 포함된 수분과 염분의 과다 손실로 인해 체내에 염분, 칼륨, 마그네슘 등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생긴다. 열실신은 뜨거운 환경에서 체온조절을 위해 열을 외부로 발산하는 과정에서 체표면의 혈류량은 증가하고 심부의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를 말한다. 열부종은 열실신과 동일한 기전으로 체표면의 혈류량이 늘어난 상태에서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을 경우 혈관 내의 수분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부종이다.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가장 먼저 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경우는 적절한 치료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즉시 119구급대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기도 질식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119구급차가 오기 전에는 물이나 음료를 주지 말고 시원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를 시원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헐렁하게 한 다음 몸에 시원한 물을 적신 후 부채나 선풍기로 덥고 건조한 피부를 식히면서 체온을 낮춰줘야 한다. 신속하게 수분 섭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시간이 경과해도 전신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119구급대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온열질환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하는 3대 건강수칙(·그늘·휴식)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무더운 여름철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그리고 외출 시 모자나 양산을 이용해 강한 햇빛을 차단하는 것과 집에 돌아오면 물로 가볍게 샤워하고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은 상태로 시원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12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는 되도록이면 외출을 피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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