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투쟁하는 마늘 구성 화합물
암과 투쟁하는 마늘 구성 화합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前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마늘은 일상에서도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향신작물로, 특유의 차가운 매운 맛과 담백한 맛, 그리고 단맛 때문에, 마늘은 그 자체로 묘한 중독성이 있다.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 베개 속에 마늘 3~4쪽을 넣기도 하고, 신경통을 완화시키려 목욕물에 마늘을 첨가하기도 했다. 한 학회에서는 마늘을 상용하면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도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수집된 과학적 증거는 마늘이 건강에 유익함을 보여준다. 건강분야 연구가들은 상당 양의 마늘을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심장병 등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늘에는 200개 이상의 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화학자들은 황을 포함하는 마늘 속의 화합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 화합물은 마늘의 활성이 큰 성분이다. 이들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마늘의 소구근이 눌려서 부서질 때 생기는 생성물의 하나인 알리신(allicin)이다.

알리신은 마늘이 짓눌려 부서질 때 마늘의 강하고 독특한 냄새를 내는 주성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마늘에는 알리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화합물은 마늘이 다른 식물들과 같이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자체 방어시스템을 통해 순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늘에 흠집이 생기면 마늘 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류인 알리인(alliin)이 알리나제(allinase)라는 효소에 의해 순간적으로 변화돼 알리신이 탄생된다. 1944년 화학자 카발리토는 알리신 성분이 페니실린이나 테트라사이클린보다 강력한 항생작용을 해 박테리아를 죽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로 마늘 한쪽은 1%의 페니실린과 같은 항균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알리신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매우 불안정해 상온에서 다른 화합물로 쉽게 변하고 불쾌한 냄새를 내기 때문이다.

마늘을 가열하거나 찌거나 마늘 추출물을 장시간 보관하게 되면 알리신은 분해돼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된다. 알리신이 분해되면 다양한 황화합물이 생성될 수 있는데 그중 주 생성물은 다이알릴 다이설파이드(diallyl disulfide)로 알려져 있다.

이 화합물은 알리신과는 달리 항균과 항진균의 약리효과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생체 내 콜레스테롤의 양 감소, 혈압강하 등에 좋은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천태만상인 화합물의 특성과 반응, 그리고 응용 분야는 오묘하고 신비롭다.

화학자와 건강학자들은 알리신과 관련된 아조엔(ajoene), 디틴(vinyldithiin) 및 이들 화합물 계열의 성질을 조사했다. 이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질 중 하나는 미생물을 죽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환언하면, 이들은 항생물질이다. 이것은 항생물질로서 발암물질을 생성시키는 위 박테리아를 죽인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과학자들은 위암의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믿는다.

마늘 화합물 중 어떤 것은 암과 투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실험결과에 의해 이 화합물들은 결장암, 폐암, 피부암, 유방암, 전립선암에서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이들 황을 포함한 화합물들은 정상 세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의 성장과정을 방해한다고 믿는다. 일반적으로 마늘의 효능은 다양한 화합물들이 복합적으로 상승효과를 일으켜 나타나는 결과라고 여겨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