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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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익 칼럼니스트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균형을 잃을 때 일어난다.

외줄타기를 하는 광대가 겉보기엔 아찔해도 균형을 유지한다. 긴 장대를 갖고 좌우로 조금씩 움직이고 멈추고 하는 것은 오로지 균형을 유지하고 목숨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얼마 전에는 공사로 돌가루가 흩어진 길을 성급하게 걷다가 다친 일이 있다. 조심을 해서 걸었는데도 다치려면 별 수가 없었다.

결국 이번에도 다시 다친 것은, 덜 조심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운동으로 아직 공사 중인 혁신도시의 간선도로를 걷고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조심은 하지만 힘들다.

며칠 전에는 인도를 60여 m쯤 걷어내고 다른 공사를 하려는 곳을 걸었다. 모래밭을 걷기가 싫어서 약 15㎝인 도로 턱을 밟고 지날 때였다.

별 위험이 없어 보였는데도 조금을 남겨놓고 삐끗하면서 나동그라졌다. 조금만 다친 왼손은 괜찮고, 오른쪽 무릎은 좀 심하게 다쳤다.

괜히 쓸데없는 만용을 부렸다.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한 것은 참 미련한 짓을 했다는 후회가 남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15㎝ 위를 걷는 것은 균형의 문제였는데, 살아오면서 크게 작용했는데도 모르고 무심코 지나지 않았을까. 꼭 같은 일에도 균형을 잡은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해 좋은 결과를 불러왔을 것이다. ‘빚더미 개인 파산 신청’으로 법원은 끝이 안 보인다고 한다. 일례로 퇴직금을 전부 쏟아 붓고 프랜차이즈 식당 개업을 했는데 일 년 만에 억대의 빚만 남아 개인 파산 신청을 했다는 경우도 있다. 애초부터 고생 없이 쉽게 돈이 벌리리라고 생각한 것은 벌써 균형의 이탈이다. 욕심 없는 사람이 없으니, 욕심이 균형을 망치게 한다. 욕심을 버리면 될 것 아니냐는 것도 허망한 얘기다.

욕심에 대해선 어느 나라의 예화가 실감이 있다.

너른 땅을 가진 성주가 일꾼에게 하루아침부터 저녁때까지 밟은 땅은 모두 주겠다고 하자 일꾼은 물 한 모금 마실 새 없이 뛰고 또 뛰었다. 저녁때가 돼서 더 걸을 수도 없이 그 자리에 푹 고꾸라졌다. 그리고 다시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결국 그가 얻은 땅은 쓰러진 한 평 남짓이 있었을 뿐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걷기만 했어도 엄청난 땅을 얻을 번하지 않았는가. 조그만 만족으로 인간본래의 욕심을 채울 수가 있으면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럼에도 돈이 있는 사람도 더 많은 돈을 위해 온 정신을 쏟는다. 가난한 사람은 평생 돈 있는 사람의 대열에 끼기 위해 매일을 투자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균형은 그 자체로서 아름답고, 각자에게 주어진 만큼만 노력할 일이다.

균형은 당연히 욕심이 배제된다. 욕심이 배제된 만큼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친다. 균형은 욕심에서 오지 않는다.

조그만 경우에서 균형의 중요함을 깨달았지만, 이제 저무는 나이에 균형을 챙길 일이다. 모든 일의 앞에 건강이 있어야 한다.

우선 건강을 챙기면 반 이상의 균형을 지키는 일에서 성공한 일이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균형을 잡기는 건강에서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 일생 100세를 바라보는 마당에 건강이 함께 하지 않으면, 고생만 찾아올 뿐이다. 그럭저럭 살아도 그만인 사람에게 자녀들에겐 짐이 될 뿐이다. 균형을 잡을 일이다.

균형은 늘 건강과 함께 찾아온다. 욕심을 버려야 균형도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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