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모레가 추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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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는 시기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기고 사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특히 제주와 영남이 피해가 컸지만 이들 지역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민관군이 한마음으로 태풍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틀 후면 민족 대명절 ‘한가위’다.

태풍에 큰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한숨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을 귀성객들의 설렘이 대조를 이루며 오버랩 된다.

▲제주는 ‘매우 강’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을 받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 최고 1184.5㎜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지역별로 243~308.6㎜ 정도의 많은 비가 내렸다.

서귀포시 대정읍은 지난 4일 1시간당 74.5㎜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기간 중 순간 최대 풍속은 한라산 백록담이 초속 43.7m, 고산은 초속 42.5m에 달했다.

제주는 이처럼 강한 바람과 폭우로 많은 생채기를 입었고, 농어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

대정·구좌읍 지역의 마늘·양배추·당근·무·브로콜리 등 밭작물과 광어양식장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도내 전체 밭작물 재배면적 1만2572㏊의 절반 정도인 6280㏊가 태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국지적이고 단기적이라면 3고(高) 시대를 맞아 전반적으로 국가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작금의 현실은 추석을 앞둔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언제 멈출지 모르게 계속 오르는 금리는 코로나19로 인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궁핍하게 하고, 급등하고 있는 과일과 채소류, 돼지고기 등의 가격은 추석 차례상 차리기도 버겁게 한다.

▲오곡백과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온갖 음식을 풍성하게 차려 놓고 쌀로 빚은 술을 마시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며 밤낮 즐겼던 추석의 옛 의미는 적어도 올해만큼은 잠시 접어둬야 할 듯싶다. 그럼에도 어쩌랴.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조상의 덕을 생각하여 제사에 정성을 다하고 자기의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는다’는 추원보본(追遠報本)의 마음으로 올 추석을 뜻깊게 보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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