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을 가꾸는 것은 인간 건강의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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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前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일반적으로 녹색식물이 성장하는 데에는 18가지 정도의 기본 영양소가 필요하다. 이들 중 탄소, 수소, 산소는 비무기질 영양소로서 보통 공기나 물에서 얻는다.무기질 영양소는 뿌리를 통하여 물에 용해된 형태로 흡수된다. 15가지 정도의 무기질 영양소는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정도에 따라 주영양소, 부영양소, 미량영양소 등으로 구분한다.

식물의 미량영양소 중에 철은 녹색식물의 엽록체 형성에 관여하는 촉매의 필수성분이다. 토양에 철이 결핍되어 있거나 또는 수산화칼슘 형태의 석회석이 너무 많으면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철의 양이 감소하게 된다. 식물의 철분 결핍상태는 보통 색이 옅거나 누런색을 띤 잎을 보고 알 수 있다.

종종 정원이나 잔디를 가꾸는 사람들은 토양의 산성도를 조절하기 위해 인산염이나 석회석을 뿌려준 뒤에 푸르던 식물들이 누렇게 되어 버리는 것을 보게 된다.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인산염과 석회석에서 생성된 수산기(OH-)가 철과 반응하여 식물이 철분을 흡수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붕소도 적은 양이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영양소이다. 그렇지만 양이 지나치면 오히려 대부분의 식물에 독이 되므로 사용 가능한 붕소 농도의 범위는 비교적 좁은 편이다. 이처럼 식이성분으로서 셀레늄은 소량 있을 때는 인체에 유익하지만, 많으면 오히려 독성을 나타낸다. 셀레늄이 풍부한 토양에서 기른 식품은 암을 억제한다.

토양에 소량(부영양소)로 존재하는 칼슘이온과 마그네슘 이온뿐만 아니라, 착이온(complex ion) 및 결정 형태의 화합물도 칼슘과 마그네슘의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양이 비교적 풍부한 이 원소들은 물에 쉽게 녹아 나가지는 않을 만큼 토양 입자에 단단히 결합되어 있지만, 식물이 흡수하기에는 충분한 정도로 느슨하다. 황은 토양에 황산염 형태로 있으며, 식물이 쉽게 흡수할 수 있다.

주영양소는 질소, 인산, 칼륨이다. 공기 중에 질소가 많지만 식물들은 이것을 그대로 사용하지는 못한다. 질소고정(nitrogen fixation)을 통해 식물은 이것을 흡수∙동화한다. 대부분의 식물은 산화질소 화합물이 많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산화질소가 적은 늪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암모늄이온과 같이 환원된 형태의 질소를 이용한다.

질소와 마찬가지로 인 또한 식물이 흡수할 수 있으려면 무기물 형태로 존재해야 된다. 질소와는 달리 인은 전적으로 토양에 있는 무기물이 그 근원이다. 인산에서 수소이온들이 떨어져 나가면 이수소화 혹은 일수소화인산 이온들을 형성하며, 보통 토양의 pH 조건하에서 인산염이온들은 주로 이러한 형태로 존재한다.

칼륨은 당분, 전분, 그리고 셀룰로오스의 상호변환을 조절하는 효소작용에 중요한 핵심 원소이다. 칼륨은 지각에 풍부한 원소이지만 경작을 많이 한 토양, 특히 질산염비료만 정기적으로 사용하면서 칼륨을 보충해주지 않은 토양에서는 식물의 대사작용에 대단히 중요한 이 원소가 고갈되어 버릴 수 있다.

식물처럼 유기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14가지 정도 원소(수소, 탄소, 질소, 산소, 나트륨, 마그네슘, 인, 황, 염소, 칼륨, 칼슘, 철, 구리, 아연 등)가 필요하다. 거의 모든 필수원소에 대해 섭취해야 할 양의 범위가 알려져 있고, 이 양보다 많이 혹은 적게 섭취하면 해로운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토양과 식물과 인간이 하나로 운행되는 현상이 절묘하다.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는 토양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가꾸는 작업이 최우선 과제이다. 토양은 단순한 토양이 아니고, 건강한 인간 삶의 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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