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죽도(夾竹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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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나무 가운데 협죽도(夾竹桃)만큼 논란이 끊이지 않은 식물도 없을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시선을 끌었다. 윤재갑 국회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산림청이 1980년대에 협죽도를 가로수로 지정하고 지금도 관리 매뉴얼을 전국 지자체에 배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산림청의 안일한 관리로 인해 국민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의 배경에는 협죽도가 독성을 지닌 식물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협죽도는 인도와 페르시아가 원산지다. 여름에도 오랫동안 분홍색 꽃을 피우는 데다 공해에 강하고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해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가로수와 관상수로 식재됐다. 지금도 제주 곳곳에서 협죽도를 쉽게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시중에 알려진 사실을 정리하면 협죽도는 잎과 줄기, 뿌리 전체에 청산가리의 6000배에 달하는 독성물질인 ‘리신(Risn)’이란 성분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엔 ‘사약’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협죽도가 범죄 도구로 활용된 적도 있다. 2012년과 2015년에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협죽도를 달인 물을 계속해서 마시게 해 독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나무처럼 곱게 뻗은 나뭇가지를 젓가락으로 대신 사용했다가 숨지거나 나무를 숯불고기용 땔감으로 썼다가 연기에 중독됐다는 이야기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가로수 등으로 심어진 것을 제거하는 지자체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나무껍질이나 뿌리, 씨앗 등 식물 전체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으므로 식용 및 젓가락 등의 용도로 사용을 금한다”라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데 그친 곳도 더러 있다. 온라인을 통해선 누구나 손쉽게 이를 구매할 수 있지만, 위험성에 대한 고지나 경고도 없는 실정이다.

▲이참에 협죽도와 관련된 진실을 알고 싶다. 제주도가 나서서 협죽도에 대한 독성 함유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주길 바란다. 독성 성분 검사를 자체적으로 하든, 그럴 여건이 안 되면 전문기관에 의뢰하든 해서 독성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종 확보용이나 시험용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제거 등 적절한 방안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나무를 볼 때마다 이러쿵저러쿵하며 몸서리를 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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