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굴, 4·3 교육의 장으로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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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지난달 28일 제주시 구좌읍 소재 다랑쉬굴 주변 사유지 2만2124㎡에 대한 매입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30년 전 제주4·3 집단 학살 유해가 발굴된 다랑쉬굴에 대한 역사 유적지 정비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을 맞아 전해진 희소식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다랑쉬굴 정비는 사유지 매입이 최대 난제이었기에 이번 토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토지 소유자인 학교법인 이화학당에 감사드린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화학당은 제주4·3의 역사적 가치 등에 공감해 학교법인 이사회의 매각 의결과 교육부 처분 허가 승인을 거쳐 최근 소유권을 제주도로 넘겼다고 한다. 한편으론 그동안 4·3유족회 등이 꾸준히 추진했던 ‘4·3의 전국화, 국제화’의 결실인 것 같아 뜻깊다.

아시다시피 다랑쉬굴은 제주4·3 당시인 1948년 12월 18일 하도리와 종달리 주민들이 피신해 살다가 발각돼 집단 희생된 곳이다. 48년이 지난 1992년 아이 1명과 여성 3명을 포함한 11명의 유해가 굴 내부에서 발굴됐다. 솥, 항아리, 질그릇, 물허벅 등 생활용품이 함께 발견돼 학살을 피해 숨어 지냈던 양민들의 참상을 보여줬다. 4·3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만큼 현장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할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 9월부터 다랑쉬굴 4·3 유적지 기본구상 및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4·3유족회와 관련 기관, 전문가 의견수렴도 거쳐 위령 및 추모 공간 마련, 위령 조형물 디자인 등을 구체화할 방침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4·3의 아픔을 담을 수 있도록 성심성의를 다해야 한다.

4·3 유적은 사람들이 눈으로 직접 4·3의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 가치가 높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유적은 관리가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방치된 수준의 것이 많다. 이미 2009년에 4·3 유적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제정한 ‘4·3 유적지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조례’가 빛이 바랬다는 지적도 있다. 당국은 단기적·중기적·장기적 대책을 마련해 4·3 유적의 계승 방안을 실제로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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