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평화재단, 4·3 유족 초청해 ‘수프와 이데올로기’ 상영
제주4·3평화재단이 13일 CGV제주에서 4·3희생자 유가족을 초청해 재일한국인 2세 양영희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의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특별 상영했다.
영화는 양영희 감독과 양 감독의 남편인 아라이 가오루씨, 그리고 양 감독의 어머니 강정희 여사의 모습으로 담담하게 펼쳐졌다.
일본인 사위를 극구 반대하던 어머니는 오사카로 처음 인사 온 일본인 사위를 위해 터질 만큼 속을 꽉 채운 닭백숙을 정성껏 끓여낸다. 그러던 하루 어머니는 가슴속에 새겨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향 제주도의 기억을 풀어낸다. 아픈 기억을 안고 세 사람은 제주도로 향한다. 비로소 ‘식구(食口)’가 된 것이다.
양 감독은 이어진 작가와의 대화에서 “사실 수프가 이데올로기를 이기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첨예한 이념 앞에서도 때가 되면 식탁을 차리고 밥을 먹어야만 한다. 그렇게 마음을 풀어나가듯 역사를 풀어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전작인 ‘디어 평양’으로 아버지를, ‘굿바이, 평양’으로 오빠들과 조카를 조명했다. ‘수프와 이데올로기’에서 비로소 어머니와 제주4·3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지난달 개봉했으며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흰기러기상) 수상 ▲제17회 야카카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 경쟁 초청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초청 & 집행위원회 특별상 수상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평양 시네마 초청 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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