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핫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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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인들의 제주 관광을 ‘인해전술’에 비유하기도 했다. 단체나 개인 가릴 것 없이 대거 몰려왔다. 당시 그들의 핫플레이스는 단연 ‘생각하는 정원’과 ‘서복공원’이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은 1995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한 뒤 한중 문화 친선 교류의 상징이 되었다. 장 주석이 “한 농부가 정부 지원 없이 혼자서 세계적인 공원을 일궜는데 그 개척정신을 배우라”라고 지시한 후 고위 관료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1998년 부주석 당시 찾았고, 시진핑(習近平) 현 국가주석은 2005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에 방문했다.

중국인들은 3만 6000㎡(1만 2000평) 규모의 야외에 다양한 분재 작품을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생각하며’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성범영 원장을 ‘현대판 우공(愚公)’으로 칭한다. 열자(列子) 탕문편에 나오는 ‘우공이라는 노인이 산(山)을 옮긴다(移)’는 뜻의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신은 중국 중학교 교과서에 소개되기도 했다.

▲서귀포시 정방폭포 인근에 조성된 서복공원은 시진핑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 시절인 2005년 7월에 이세기 한·중친선협회장의 안내로 방문했다. 사실 서귀포는 저장성과 인연이 깊다. 저장성의 닝보(寧波)는 서복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2차 항해를 시작한 곳이다. 저장성 원저우(溫州)는 따뜻한 기후 덕에 ‘온주’라는 이름을 얻었듯이 중국의 감귤 주산지로도 유명하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2008년 총리 당시 친필 휘호 ‘서복공원(徐福公園)’을 보내왔다. 지금 공원 내에 태산석 현판에 새겨진 서복공원 글씨는 그의 휘호다. 그 거석(巨石)은 산둥성에서 기증한 것으로 높이 3.5m, 무게 10t 규모다. 서복공원을 찾았던 중국 고위 관료들은 승승장구했다. 그래서 ‘서복 10경’에 5경으로 ‘승진대로(昇進大路)’가 있다.

▲지난 5일 생각하는 정원에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 기념식은 문화 분야에서 양국 간의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선정한 사업으로, 지난 2007년 15주년을 시작으로 5년마다 열리고 있다.

이 시국에 인연의 끈이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지만, 언제 핫플레이스가 옛 영광을 찾을지는 오리무중이다. 코로나까지 겹쳐 하 수상하다. 또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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