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해녀 출신…제주인의 위상 높인 여장부
출향 해녀 출신…제주인의 위상 높인 여장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9)강영희 前 서부경남제주도민회장

‘경남 100인 인물’·‘거제 인물 30인’ 선정·영예
첫 여성 재외도민회장 역임
제주 해녀 권익 보호 앞장
제주 출신 강영희 전 서부경남제주도민회장이 거제시 자택 인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제주 출신 강영희 전 서부경남제주도민회장이 거제시 자택 인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향 제주를 떠나 낯설고 물설은 타향에서 제주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출향 해녀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며 제주여성의 위상을 높여온 여장부가 있다.

출향 해녀 출신인 강영희 전 서부경남제주도민회장(75)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9세의 꽃다운 나이에 돈을 벌어 집안을 돕겠다며 부산으로 떠났다. 

부친이 세상을 떠나면서 집안 형편이 급격히 기울었기 때문이었다.

고교 시절 수영선수를 했던 경험을 살려 물질을 시작한 그는 부산, 통영, 한산도는 물론 포항까지 진출, 명실상부한 상군 해녀로 성장했다.

1974년 결혼과 함께 거제도에 정착한 강 전 회장은 남편과 함께 이른바 ‘머구리’ 배를 운영하면서 물질을 그만둬야 했으나 새마을여성회를 시작으로 사회봉사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각종 사회단체장을 두루 섭렵한 그는 거제시 장목면 주민자치위원장, 장목면지 편찬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발전에도 앞장서 왔으며, 홀로 사는 노인 돕기 및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전달 등 나눔의 정신도 적극 실천해왔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13년 동안 거제시 최대 봄 축제인 ‘대금산 진달래 축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거제의 봄을 빛내고 있다.

이 같은 공로들을 인정받아 1996년 경상남도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남 100인 인물’에 선정된 데 이어 2015년에는 ‘거제를 빛낸 인물 30인’에 뽑혔으며, 노태우·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강 전 회장은 “경남 100인 인물에 선발된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가문의 영광인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고향 제주에 대한 그의 사랑도 남다르다.

1989년 서부경남제주도민회 출범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강 전 회장은 부회장 4년, 수석부회장 4년을 거쳐 2014년 여성으로는 첫 도민회장에 취임, 2020년 2월까지 세 번 연임했으며,

재외제주도민총연합회 직능부회장을 맡아 도민회 활성화에 열과 성을 다했다. 2014년에는 제주 출신 출향 해녀들을 중심으로 한 ㈔한라잠수나잠부녀회 설립을 주도, 제주 출향 해녀들의 친목 도모는 물론 권익 보호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강 전 회장은 “한라잠수나잠부녀회의 젊은 회원들은 점점 사라지고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거제에 제주해녀들의 역사를 간직할 수 있는 기념관이라도 건립됐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 전 회장의 고향을 향한 수구초심(首丘初心)은 2016년 제주도 문화상(국내 재외도민 부문)과 2018년 김만덕상(봉사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게 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