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폭력상담 실태, 조사로 끝나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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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행위가 얼마나 발생할까. 그 실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간접 자료가 나왔다. 바로 여성긴급전화 1366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 긴급전화의 상담건수가 최근 3년간 5만3000건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만 1만3000여 건이 접수됐다. 전체 상담 가운데 가정폭력이 3만7654건(7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성폭력, 성매매 등이 뒤를 이었다. 양성평등이 강조되고 있다지만 아직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스토킹 피해 상담 사례가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127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스토킹 상담 132건에 가까운 수치다. 월 평균 12건 이상 피해 상담이 이어지는 셈이다. 스토킹 피해 상담은 2020년 12건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부터 강력 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로 걱정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여성 폭력은 대체로 불평등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특징을 보인다. 여성을 소유하거나 지배해야 할 존재로 여기는 인식이 단적인 예다. 가부장적 전통과 남성우위 사고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게다. 특히 부부 또는 연인 간의 폭력은 개인사로 치부하며 은폐·축소되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폭력 구조에 대한 몰이해 탓이라 아니할 수 없다.

주지하듯 가정폭력이나 스토킹은 피해 여성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다. 때문에 이 사안은 단순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근절책을 강구하는 데 관심을 모아야 할 이유다. 남성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여성을 양성평등, 동반자적 관점에서 서로를 대하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이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사랑싸움이 아니라 엄연한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 제주도와 사법 당국은 면밀한 분석을 통해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기 바란다. 피해자들도 단호한 대처와 신고정신이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112를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다. 보다 중요한 해법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평등한 인격체라는 점을 성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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