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확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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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어느 모임을 가도 남녀를 불문하고 살 빼는 얘기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런 우스개 중 기억나는 하나가 앉을 때 배가 접히면 ‘통통’이고 서서도 접혀 있으면 ‘뚱뚱’이란다.

지금 현대인은 어느 시대보다 굵은 허리로 뒤뚱거리고 있다. 영양 섭취는 늘었지만 육체 노동은 현저하게 줄어든 탓이다. 할 일 없이 지구를 어슬렁거리는 남자들의 몸무게가 지난 20년간 10㎏가량 늘었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다.

알다시피 비만이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와 국가, 나아가 지구촌 문제로 떠오른 지 꽤 된다. 그 사회적 손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심지어 어느 나라는 비만장관직을 신설하고 과체중에 선전포고를 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만과의 전쟁은 치열하고도 심각하기 짝이 없다.

▲생활이 서구화된 탓일까. 이제 비만은 청소년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를 보면 초중고교 학생 중 30.8%가 과체중 및 비만으로 파악됐다. 전국 1023개교 9만7787명을 조사한 결과다.

학생들의 비만율은 2017년 23.9%, 2018년 25%, 2019년 25.8%로 조금씩 늘다가 지난해에는 2년 만에 5%p 급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운동량이 부족했던 게 주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중1 남학생 비만율이 39.2%로 2년 새 12%p 이상 치솟아 모든 학년과 성별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제주지역의 청소년 비만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여 걱정이다. 길거리에서 비만 청소년이 눈에 많이 띄는 게 우연이 아니다.

▲청소년과 심지어 어린이까지 비만이 확산되는 우리의 사정을 보면 비만이 더 이상 강 건너 불은 아닌 것 같다.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고, 건강 악화로 이어지기에 미래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알고 보면 점점 더 먹고 몸을 덜 움직이게 된 생활환경이 비만의 주범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앉아 있는 시간이 훨씬 길다. 스마트폰을 접하며 장시간을 보내고 육체를 움직이는 놀이나 일을 하는 시간은 크게 줄었다.

의학 발달로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당뇨병·심장병을 일으키는 건 물론이고 무릎이나 허리 같은 근골격계도 망가뜨린다. 이쯤이면 비만 해소가 국가적 과제나 다름없는데 해법은 보이지 않으니 딱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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