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전자담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함성중 논설위원

금연보조제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해악이라는 비판이 팽배하다. 전자담배 이야기다. 담뱃잎을 쪄서 피우는 궐련형과 니코틴을 기화시켜 흡입하는 액상형으로 나뉜다. 다시 말해 전자장치를 이용한 신종 담배다.

1980년대 들어 의학계에서 ‘태우지 않는 담배가 금연 효과를 높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견해가 대두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니코틴만 흡입하고 다른 유해물질을 차단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2004년 중국의 한 제약사는 액상형 전자담배 상품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전자담배가 원래 금연도구로 개발된 니코틴 전달 시스템에서 발전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일반 담배와 달리 태우지 않기 때문에 타르도 적고 냄새도 덜 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흡연자들에게 인기다.

▲끽연권과 혐연권이 충돌하면서 전자담배라는 새 시장을 낳았다. 기존 담배보다 유해 성분이 적다는 담배 회사들의 주장, 혐오감을 주는 담배 냄새로 눈총을 피하고 싶은 흡연자들의 욕구가 맞물리면서 전자담배 시장은 급팽창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연간 담배 소비량은 2019년 34억4000만갑에서 2020년과 2021년 35억9000만갑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호흡기 질환 위험이 큰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담배 소비가 3년 연속 증가세다.

신종 담배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담배 소비가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만 해도 지난 3년간 33%의 폭발적 증가폭을 보이며 그 점유율도 14%로 뛰어올랐다. 해마다 1200억원 이상 쏟아붓는 고강도 금연정책이 무색할 정도다.

▲심각한 건 믿고 쓴 전자담배의 치명적 배신이다. 2019년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 손상으로 미국 전역에서 68명이 숨지고 2800여 명이 질환을 겪었다.

깜짝 놀란 미 보건당국은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한 데 이어 호주와 뉴질랜드, 한국 등도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아무리 담배가 그 외형을 이리저리 바꿔 봐도 해롭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흔히들 ‘담배 끊는 독종’과는 어울리지도 말라는 농을 한다. 하지만 온갖 눈치와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변함없이 담배를 피우는 애연가들이야말로 실로 모진 사람들이다. 그 정도는 약과다. 단맛과 과자 향까지 담배에 입혀 중독을 유도하는 담배회사야말로 더 독한 존재이지 싶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