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에 병드는 아이들, 사회가 걱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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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이들 건강을 재는 척도는 영양실조 여부였지만 지금은 비만이 그 역할을 한다. 어린이 비만이 그만큼 많아진 데다 관절 질환은 물론 심지어 당뇨병 등 성인병까지 유발하는 까닭이다. 게다가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어려서부터 열등감에 빠지게 하는 등 그 폐해가 심각하다. 그런 어린이 비만이 제주지역의 경우 5명에 1명꼴로 나타났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19.3%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 13.5%를 상회했다. 5명 중 1명꼴이다. 심각한 건 제주는 2013년 이후 작년까지 9년째 학생 비만율이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위험수위를 넘었다. 길거리에서 비만 청소년이 눈에 많이 띄는 게 우연이 아니다.

전국의 아동·청소년 비만율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를 보면 초중고교 학생 중 30.8%가 과체중 및 비만으로 파악됐다. 전국 1023개교·9만7700여 명을 조사한 결과다. 학생 비만율은 2017년 23.9%, 2018년 25%, 2019년 25.8%로 조금씩 늘다가 지난해에는 2년 새 5%p 급증세를 보였다.

주지하듯 어린이 비만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패스트푸드 과다 섭취가 주원인이다. 제주만 해도 맞벌이부부 비중이 61%로 전국 최고이다 보니 자녀끼리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례가 다반사다. 특히 지난 2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을 멀리하면서 신체 활동량이 부족한 것도 아동 비만의 한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도내 아동·청소년의 비만 문제는 곧 제주의 생활문화가 병들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런 점에서 제주보건소가 지역 초등학교와 간담회를 갖고 아동 비만 예방을 위한 ‘건강한 돌봄’ 사업을 추진키로 한 건 바람직하다.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 또한 아동 비만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협업 체계를 구축하길 기대해 본다. 아이들 비만은 가족의 방관을 넘어 공동체의 무관심 탓이 크다. 도와 의회, 도교육청을 아우르는 범도민적 사회협약 차원의 대책을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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