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還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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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육십갑자(六十甲子)는 ‘갑을병정’으로 시작하는 10간(干)과 ‘자축인묘’로 시작하는 12지(支)를 결합해 만든 60개의 간지를 의미한다. 육십갑자에 따라 매해의 이름이 매겨지고. 동일한 해의 이름이 60년마다 반복된다. 2023년은 그 중 40번째인 계묘년(癸卯年)이다.

환갑(還甲)은 ‘60갑자를 다 지내고 다시 낳은 해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나이 만 60세를 가리킨다. 다른 말로 회갑(回甲), 화갑(華甲), 망칠(望七)이라고도 한다. 2023년 기준으로 1963년생이 해당한다. 대학 학번으로 치면 보통 82학번이다.

▲기로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는 조선시대 천재 화가 김홍도(金弘道)가 그린 계회도(契會圖)이다. 1804년 송도(松都ㆍ현 개성)에서 열렸던 상인 64명의 환갑잔치 풍경을 담았다. 당시 60세까지 산 사람이 매우 드물어 오래 살았다고 환갑잔치가 대대적으로 행해졌다.

그랬다. 과거엔 집안의 어른이 환갑이 되면 장수를 축하하는 동네방네 잔치가 벌어졌다. 의관으로 정장하고 부부가 나란히 잔칫상 상좌에 앉으면 자손과 친척들이 차례대로 절을 하고 술을 올렸다. 이러한 풍습은 1990년대까지 이어져 식당 등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무병장수(無病長壽)는 인간의 오랜 염원이다. 허나 옛날엔 질병 등으로 60세가 되기 전에 죽은 사람이 수없이 많았다. 해서 조선시대 백성들의 평균 수명은 35세 내외에 그쳤다. 최고의 의료 혜택을 받았던 왕들 조차도 평균 수명이 46세였다.

1945년 해방 즈음에도 우리의 평균 수명은 50세를 넘기지 못했다. 1960년대에도 평균 수명은 60세에 미치지 못했다. 한데 불과 4년 전에 평균 기대수명이 83세를 훌쩍 넘었다. 1970년에 61.9세였던 점안 감안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의학 기술 및 보건 체계의 발달 등으로 평균 수명은 대략 20~25년당 10살 정도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럴 경우 1960~70년대생의 평균 수명은 90세 이상으로 추정된다. 관련 세대는 앞으로도 30여년 넘게 더 산다는 얘기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이에 따라 요즘은 환갑이면 청춘이다, 예전과 달리 한창 나이일 때다. 이미 ‘환갑=장수 노인’이란 공식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 지 오래다. 언제부터인가 환갑잔치라는 용어도 옛말이 되어버렸다. 그나저나 필자도 올해 환갑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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