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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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칼럼니스트

삶은 욕구나 욕망을 해소해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욕구나 욕망은 무언가를 얻고자 하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 바람이다. 성경에 “인간은 빵으로만 살 수 없다”는 구절이 있다. 삶을 위해서 먹을 수밖에 없지만, 먹는 것이 삶의 전부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무엇을 하거나, 얻으려는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욕망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노년이 된다고 사라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노년을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불행한 노년을 지내야 할 수도 있다.

지금은 백 세 시대다. 백 살이 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서 정정하게 살아간다. 그렇다고 그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건 아니다. 행복한 노인들도 있지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게 사는 노인들도 있다. 어쩌면 죽지 못해 연명해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어떻게 사는지도 분간 못하며 살아간다. 정상적인 노년을 보내는 사람이라 해도 어쩔 수 없이 힘든 문제와 마주해야 한다. 기억력 감퇴나 고독,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삶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들이다. 자신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면 퇴직 후 몇 십 년을 할 일 없이 산다는 것 자체가 고독이며 고역일 수 있다. 몸이 자유롭지 못하여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 고통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게 노년의 고독이며 삶이라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혼자되기와 혼자 있기를 연습하고 적응하면 노년은 오히려 순수한 고독을 즐기며 살 수 있는 인생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 ‘고독과 싸우지 말고 고독과 친숙하게 즐기며 사는 지혜를 발휘하라’고 조언한다. 생물학자인 루이스 월퍼트도 그의 저서 ‘당신 참 좋아 보이네요(알키, 2011)’에서 “나이 듦을 부정하지 않고, 신체에 나타나는 노화 현상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한 노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나이 드는 것을 늙음이 아니라 숙성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란 의미다.

그런가 하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삶의 방식들도 노년의 삶을 힘들게 한다. 효와 가정 법도를 중시하며 살아온 노년 세대는 요즘 젊은이들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집안 우선, 가족 우선으로 자기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온 노년 세대들은 제멋대로, 제 편의부터 챙기려는 젊은 세대들의 삶의 태도를 쉬 받아들이지 못한다. 거기다 문명의 기기들이 이끄는 급변하는 삶을 따라가는 것도, 힘들어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삶이 익숙해 져야 하는데 점점 미숙해가니 포기하며 소외를 택해 사는 이들도 많다. 젊은이들과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어린 애들조차도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대상이 되어갈 뿐이다.

그렇다고 노년을 피해갈 수는 없다. 또, 이런 삶의 고통을 노인들이 모두 다 겪는 것도 아니다. 노년을 미리 대비한 이들은 이런 변화에 쉽게 적응하며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해 가기도 한다. 문제는 자식에 올인하거나 무언가에 매어 살다 대책 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노년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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