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제주 제2공항 입지 적정성 검토 '미흡했다'
국책연구기관, 제주 제2공항 입지 적정성 검토 '미흡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조류 충돌 가장 많은 김포·인천보다 제2공항 충돌 위험 최대 5배 높아”
한국환경연구원, 충돌 막으려면 조류 퇴치 vs 국제 보호종 보호 놓고 '상충'
심상정 의원 "성산읍에 공항 건설하면 안전과 환경 문제 충돌로 이어져"
심상정 국회의원이 8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주장했다.
심상정 국회의원이 8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주장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 조류 충돌에 따른 항공 안전성과 조류 보호 방안이 상호 충돌하면서 입지 적정성 문제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내용은 8일 심상정 국회의원(정의당)이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개발기본계획(본안) 검토 의견에서 항공기 조류 충돌로 인한 위험성 평가 결과, 제주 제2공항은 현 제주공항에 비해 2.7~8.3배 높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공항 중 조류 충돌 피해가 잦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는 1.6~4.96배 높다며 안전 위험성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항공기 조류 충돌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에 따라 조류 서식지 제거와 퇴치 활동이 필요한데, 이 경우 국제적 보호종을 포함한 조류의 ‘보호’와 ‘안전’을 놓고 상호 충돌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연구원은 계획부지 주변에 중요 철새도래지가 분포하고 있고 저어새, 큰기러기, 흑로 등 다수의 국제적 보호종 및 멸종위기종이 도래하는 것을 현장조사와 문헌조사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본안·보완 등 다시 제출된 평가서에도 법정보호종과 종의 서식지에 대한 보존 노력과 제2공항 건설 후 국민 안전을 위한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계획이 상충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2공항의 근본적인 입지 적정성 문제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아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은 또 주민 수용성 확보 방안에 대해 제2공항 건설사업 주민설명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공청회 및 공고·공람에서도 공항계획 관련 조류 영향, 동굴 및 숨골 분포에 대한 조사 부실, 항공기 소음에 대한 영향, 제주 이용객 과다 추정, 지역 발전 대책 미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의견이 개진된 점을 예로 들었다.

이에 따라 주민 수용성 확보에 대해 일련의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만 해당 내용이 제시되지 않아 전략환경영향평가 재추진에 대한 도민 공감대가 형성됐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전문 검토기관은 성산읍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안전과 환경 문제의 충돌로 이어져 적합하지 않다고 했는데 환경부는 무슨 근거로 승인(조건부 동의)을 했느냐”며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에 대해 한치의 의혹도 없이 해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토부는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대한 의혹이 큰 상황이지만, 일단 속도부터 내고 제2공항을 밀어붙이려 하면 주민 갈등과 불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제2공항 공사 과정에서 해양환경 및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환경부에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주 국회의원(정의당)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서에서 공사 과정과 운영 중 발생하는 오염원, 부유사, 소음 등으로 해양환경 및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항공기 이·착륙으로 인한 바닷새 등 법정 보호종의 서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저감 대책을 수립하거나 입지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계획지구 인근에 해양보호생물인 저어새 등을 포함해 다수의 조류와 남방큰돌고래 등이 서식하는데 항공기 이·착륙에 의한 소음으로 남방큰돌고래가 회피할 가능성이 있어서 전문가 조사와 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계획지구에서 발생한 우수(점오염원)는 신난천, 온평천과 기존 배수로 3개 유역을 통해 바다로 방류됨에 따라 사업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하류부의 해양수질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환경연구원이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개발기본계획(본안)과 관련, 제출한 검토 보고서.
한국환경연구원이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개발기본계획(본안)과 관련, 제출한 검토 보고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