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역사와 전통, 제주들북축제 존폐 기로에 놓였다
26년 역사와 전통, 제주들북축제 존폐 기로에 놓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오영훈 지사 "들불축제 발전 방향을 다시 한 번 논의해야 할 때”
산불 위험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 속 축제 기간.방식 변경 필요성 대두
"축제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
제주들불축제 기간인 지난 11일 축제장에서 열린 제주 화합 전도 풍물 대행진 모습.
제주들불축제 기간인 지난 11일 축제장에서 열린 제주 화합 전도 풍물 대행진 모습.

제주의 대표 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26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3일 간부회의에서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인식한 듯 “제주들불축제 발전 방향을 다시 한 번 논의해야 할 때”라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제주 날씨가 화창하고 안전한 축제 준비로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기후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산불·폭설·폭우·한파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나 아시아, 세계적인 분위기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들불축제만 아니라 모든 사안에 걸쳐 우리끼리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지사가 제주들불축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산불 위험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일부 환경단체는 ‘대규모 불의 향연’을 연출하기 위해 날씨가 궂을 경우 오름 경사면에 석유를 뿌린 사례를 들며, 미세먼지와 탄소가 발생하는 데다 바람이 갑자기 강하게 불 경우 산불로 번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인재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축제장에서 열린 제주들불축제 발전방안 포럼에서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제주들불축제도 환경을 고려하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와 침출수 등 들불축제로 인한 주변 환경피해를 정확히 파악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축제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축제 기획 단계부터 환경전문가가 참여해 관련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면서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오름 불 놓기에 대한 시각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다만, 제주들불축제의 존폐 여부와 축제 방식 변경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먼저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들불축제가 열리는 애월읍 새별오름은 높이 119m, 둘레 2713m, 면적 52만2216㎡이다. 이 가운데 들불이 타는 면적은 30만㎡로 축구장 42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불 관련 축제다.

들불축제 기간 방문객은 30만~40만명에 달하며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을 5년 연속 수상하면서 제주의 대표 축제로 꼽힌다.

오름 불 놓기가 취소된 올해 제25회 축제는 관람객이 당초 예상했던 30만명의 30% 수준인 7만9000명에 머물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