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산로에서 멧돼지가 출몰해 등산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충청남도 천안시에 거주하고 있는 최모씨(45)는 최근 한라산 어리목·영실코스로 한라산을 오르다 탐방로에서 멧돼지를 발견했다. 몸통 길이 1m 남짓의 멧돼지는 허기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최씨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등산로 인근에서 멧돼지를 볼 수 있어 신기하기도 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더 컸다”며 “멧돼지가 공격해오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달려들었다면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라산국립공원 내 멧돼지 개체수는 200여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4~5월 봄철은 멧돼지 출산기로 개체수가 급증한다. 또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포유기라 평소보다 더 난폭해진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제주에서 포획된 멧돼지는 48마리다.
제주에서 포획된 멧돼지는 2020년 253마리, 2021년 230마리, 지난해 297마리 등으로 최근 3년간 800마리에 가까운 멧돼지가 포획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멧돼지로 농작물 피해를 봤다는 등 피해신고가 1년에 30~40건 정도 접수된다. 간간히 인명피해도 발생하고 있다”며 “외래 동물인 멧돼지 포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는 등을 보이지 말고 조용히 벽이나 나무 등 장애물 뒤에 몸을 숨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멧돼지가 움직이는 물체를 쫓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달아나기보다 멧돼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나무나 바위 뒤에 숨는 것이 안전하다.
또 소리를 지르거나 갑자기 움직이면 멧돼지를 흥분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등산을 할 때는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