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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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작가·시인

설문대할망 이야기는 어렸을 때부터 누나 형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흙을 날라 한라산을 만들고, 치마 틈으로 흘러내린 흙이 오름이 되었다고. 성산일출봉의 등경돌, 우도와 탐라계곡, 범섬의 동굴, 방선문의 돌모자, 조천의 엉장매 코지 등 설문대할망과 얽힌 이야기는 신화이면서 전설이다. 그리고 오백 명의 아들을 낳아 팥죽을 쑤다가 죽은 할머니 때문에 아들들이 죽어 영실의 오백장군이 되었다는 전설을 들었다. 막내는 어머니가 빠져죽은 죽을 먹은 형들을 원망하며 같이 있기 싫다고 해안으로 내려가 차귀도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이야기가 섞이기 시작했다. 설문대할망이 오백 명의 아들을 낳았다고. 그리고 물장오리에서 빠져 죽었다고도 하고, 이야기와 팥죽 솥에 빠져 죽었다고 하고. 한라산을 베고 누워 발로 바닷물에 발을 담가 물장난을 할만큼 키가 큰 할머니가 창 터진 물장오리에 빠져죽은 건 그래도 이해가 되지만 팥죽 솥에 빠져 죽었다는 게 당키나 한 일인가.

구비문학은 전승되는 과정에서 변형이 일어난다. 전승자에 따라 화소가 삽입되기도 하고, 탈락되기도 하여 인쇄된 문학작품처럼 고정적일 수 없으니 전래과정에서 변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백장군 전설과 설문대할망 전설이 결합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전승되는 셈이다. 설화를 연구하여 글을 쓰는 연구자들조차 구분을 하지 않으며, 돌문화 공원에 오백장군갤러리가 있는 걸 보면 구태여 구분을 할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한라산 창조여신인 설문대할망을 기리는 페스티벌이 열린 지 벌써 17년이 지났다는 걸 아는 도민이나 관광객은 많지 않을 듯하다. 설문대할망은 종교의 신이나 조상신처럼 섬기지는 않지만 제주도를 만든 신화 속 주인공이니 기념하여 축제를 열만 하지 않은가. 그래서 돌문화공원에서는 소박하지만 알찬 행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제17회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이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돌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설문대할망제를 비롯하여 학술세미나와 각종체험행사, 태권무와 음악극 공연, 바이올린리스트 한수진, 천체관측, 수눌음장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여 도민과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5월 14일에는 설문대할망 제의식 행사를 갖는데, 설화 속의 설문대할망을 불러내어 우리의 친근한 할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23~2024 한국관광 100선, 제주의 즐길거리 174개 중의 13위, 제주관광 30선에 선정이 될만큼 돌문화공원은 제주의 자랑이다. 100만 평의 대지 위에 신화의 정원, 제주돌문화전시관, 하늘연못과 야외전시장, 제주전통초가마을(돌한마을), 오백장군 군상, 조록나무 뿌리, 오백장군갤러리의 예술품 전시 등 제주의 본질을 만날 수 있는 공원이다.

돌문화공원에서 열리는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은 설문대할망을 기억하는 축제이며, 돌문화공원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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