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관제구역 비해 군작전구역과 훈련구역의 중첩 면적 넓어 사용 가능한 공역 부족
국토부-국방부 제주공항 포화 사실 인지하고 있지만 관련 조정 절차 협의 미뤄와
감사원 설문 조사 결과 국내선 항공기 조종사 89.4% '제주공항 혼잡하다'
감사원 "국토부-국방부 협의해야" 통보
감사원이 제주국제공항의 접근관제구역과 군 작전구역이 겹치는 것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며 국토교통부와 국방부에 이 사항에 대해 협의할 것을 통보했다.
14일 감사원이 공개한 항공등화시설 등 안전관리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5년 9월 국방부와 접근관제구역과 중첩되는 군작전구역을 조정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2018년까지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양 기관은 포화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해당 안건을 추후 검토하기로 하고 협의를 중단했다. 이후 국토부는 2020년 2월 중첩구역을 통과하는 도착절차 등을 수립했지만 코로나19로 항공 교통량이 줄자 국방부와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주의공역 중 군작전구역을 국토부로부터 위임받아 관리하면서 훈련 및 비행시험 등에 이용하고 있다.
제주공항은 사실상 단일활주로로 운영되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길이 3180m, 폭 45m의 주활주로(동서활주로), 길이 1900m, 폭 45m의 보조활주로(남북활주로)가 있다. 안전한 분리 간격을 확보하기 위해 5.1∼9.9NM(해리)의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착륙 항공기 한 대당 소요되는 공역 면적이 넓다. 복수의 활주로 중 하나를 착륙 전용 활주로로 운영하는 다른 지역 공항의 경우 최종 접근로에서 착륙 항공기 간에 4∼8NM(해리)의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접근관제구역에 비해 군작전구역과 훈련구역의 중첩 면적(6564㎢)이 넓어 사용 가능한 공역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1년 기준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편수는 16만230편으로 전국 15개 공항 중 1위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은 전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노선이다. 적정 수용량(시간당 35대)을 초과해 관제한 시간은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122시간에 달했으며 지난해 10월 27일에는 시간당 최대 43대까지 관제가 이뤄졌다. 특히 북동부 공역은 포화된 교통량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표준계기 도착절차'를 적용하기에도 협소하다.
감사원이 감사기간 중 국내선 항공기 조종사 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외 다른 공항과 비교할 때 제주공항이 혼잡하다’(매우 혼잡하다 포함)고 답변한 비율이 89.4%, ‘공역혼잡이 운항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매우 영향이 크다 포함)고 답변한 비율이 63.5%에 이르는 등 안전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탄력적 공역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군에서 제출한 최근 3년 간의 훈련시간을 분석한 결과 비훈련 시간대에 중첩구역을 통과하는 도착절차를 수립해 중첩구역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안전 저해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국방부와 협의하고 신규 도착절차를 수립해야 됐지만 지난해 12월 현재까지 상황을 그대로 두고 있다.
이에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에 접근관제구역의 공역 조정 또는 탄력적 공역사용 등에 관한 협의를 추진하는 등 안정적인 항공 교통량 처리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은 접근관제구역이 적정 수용량을 초과해 관제되고 있지만 공역 조정이나 탄력적 공역사용 등을 놓고 국방부와 협의를 추진하지 않아 안정적인 항공 교통 처리에 차질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