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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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칼럼니스트

‘때로는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 고독에 젖기도 하고, 그리운 사람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하는 삶.’ 이제 이런 삶은 생각 속에서조차 돌이켜 볼 수 없는 우리의 먼 과거가 되어버렸다. 스마트폰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영 되돌릴 수 없는 삶일지도 모른다. 불과 10여 년 만에 스마트폰이 빚어놓은 우리의 삶의 자화상이다.

스마트폰의 역사는 짧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2~3% 보급률을 시작으로 2011년 43%, 2012년 67%, 2013년에는 75%의 보급률을 기록했다. 2∽3년 만에 대중화되어 눈 깜짝할 사이 오늘에 이르렀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사람들의 손에 신문이나 책이 곧잘 쥐어있었다. 교통수단에 의지해 이동하거나 틈날 때 읽으려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손마다 스마트폰이다.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거북목을 하고 눈과 귀는 스마트폰에 꽂혀있다. 이런 삶이 10여 년 이어지다 보니 타성으로 굳어졌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심리적 불안을 느낄 정도로 스마트폰에 종속되어 살아간다.

사실 스마트폰은 그 기능이 만능에 가깝다. 카메라, 녹음기, 시계, 라디오, 사전, 게임기, 번역기, 손전등, 돋보기, 악기, 지도, 내비게이션 등등…. 우리 생활에 필요한 자료와 기능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무와 스마트폰이 함께 연결된 셈이다. 그러니 잠시도 쉬지 않고 스마트폰에 열중이다.

그렇지만 그 폐해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대화의 기회도 사라져 버렸다. 이로 인해서 집중력이나 사고력 등 정신적인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인간관계가 소홀해지고, 수면이나 시력 등 육체적인 건강에도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마약 중독과 비슷한 뇌의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또, 안구건조증, 일자목 증후군, 방아쇠 손가락 등 스마트폰과 관련한 질병 치료에도 큰 비용을 들여야 할 정도로 사회적 손실도 크다.

특히 영유아의 스마트폰 접근은 성인보다 그 폐해가 심각하다. 인간은 걷고 움직이고, 손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영유아기에 뇌의 정보 처리 능력도 비약적으로 발달한다. 이 시기는 주위 자극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유아 발달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자연에서 온몸을 움직이고 오감을 자극하며 능동적으로 놀게 하는 게 뇌 발달에 가장 좋다고 한다. 만약 이 시기에 강한 시각적 자극만 지속해서 받으면, 집중력과 논리력에 관련된 전두엽 발달은 지체된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까지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는 학부모도 있다. 어떤 게 진정한 아이 사랑, 자식 사랑인지 숙고하며 살아야 할 때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파스칼이 ‘팡세’에서 한 말이다. 파스칼은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우리의 생각의 기회는 스마트폰이 빼앗아버리고 있다. 생각 없는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다. 얼마나 끔찍한 현실인가?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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