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지사와 김 의장의 ‘그 순간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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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국장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개원식이 진행된 지난해 7월 4일.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한 오영훈 지사와 김경학 의장이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서로 ‘협치’를 약속했다.

김경학 의장은 개원사에서 “20년 만에 민주당 도지사와 민주당 의장이 탄생한 만큼 협치를 통한 동반자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큰 것으로 안다.”라며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오 지사도 축사를 통해 “도의회의 존재 이유와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의회를 존중하고 협력해나가겠다.”라고 화답했다. 오 지사는 제8대와 9대 도의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소개하기까지 했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민의의 전당은 아수라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제주도와 도의회가 협치는커녕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9일 제주도가 제출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보류했다. 양측은 예산안을 놓고 충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고 말았다.

▲‘강 대 강’ 대치를 고집한 제주도와 도의회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주도의 주장대로 원칙에 근거해 민생경제 활력 예산을 제대로 편성했는지도 의문이다. 도의회 상임위원회가 제주도 증액 예산 중 10% 넘게 삭감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제 실종된 협치를 복원할 때이다. 다음 달 임시회까지 제2의 예산전쟁을 준비할 게 아니라 소통과 타협의 정치를 보여야 한다. 공개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며 갈등의 골을 키울 필요가 없다. 예산 편성과 삭감·증액은 법에 위반되지 않는 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 될 일이다. 상식이 통하면 된다.

오 지사나 김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45명은 모두 도민 대표로 선출된 공직자이다. 오 지사는 도지사 출마 선언과 당선 인사, 취임사에서 잇따라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도 의장 당선 인사를 통해 도민만을 바라보는 ‘민생 의정’을 다짐했다.

도민들도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두 수레바퀴가 조화를 이루며 지방자치를 꽃피우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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