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수처리장에서 3년 연속 불법 마약류 ‘필로폰’(메트암페타민) 등 불법 마약류 성분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2020년~2022년)’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전국 34개 하수처리장에서는 필로폰, 코카인, 엑스터시(MDMA) 등 국내 유입과 사용이 확인된 주요 불법 마약류 7종 중 5종이 한번 이상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는 암페타민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 제주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된 암페타민 1000명당 사용 추정량은 2020년 15.46㎎, 2021년 5.13㎎, 2022년 4.43㎎이다. 3년 평균치는 8.34㎎으로 전국 평균(3년 평균치) 4.22㎎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필로폰도 3년 연속 검출됐다. 제주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된 필로폰 1000명당 사용 추정량은 2020년 9.79㎎, 2021년 5.53㎎, 2022년 2.77㎎로 나타났다. 3년 평균치는 6.03㎎다.

이처럼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것은 마약이 일상화했다는 증거다. 마약류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깨끗했던 우리나라는 2016년 이후 마약사범이 10만 명당 20명 이하인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잃어버렸다.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지고 SNS와 텔레그램을 통한 주문, 비대면 배송 등 다양한 거래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또 유통되는 장소가 생활공간까지 파고들면서 회사원이나 가정주부 등 직업이나 성별, 나이를 가리지 않고 유혹의 손길을 뻗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제주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104명으로 전년도 46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마약이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했지만 감시 당국의 단속과 관리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고 마약사범이 일시에 줄어들지는 않는다.

청소년 시절부터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마약사범에 대한 치료를 병행해 재범률을 낮추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대영 기자 kimdy@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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