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슬레이트의 추억 그리고 원전 오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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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1970년대 초. 연탄배달부도, 동네 통장도, 동사무소 직원도 녹색 바탕의 새마을운동 모자를 쓰고 으스대던 때였다.

당시에는 마을에 초가가 많았다. 전국적으로 불붙은 새마을운동의 기세가 우리 마을을 덮쳤다. 너도 나도 초가를 없애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량하는 것이다.

한여름에도 청년들이 내의 한 장 걸치거나, 혹은 맨몸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초가를 없애고 슬레이트를 얹는 작업을 하는 모습이 일상이었다. 누구네 집은 빨간색으로, 누구네 집은 녹색으로, 누구네 집은 파란색으로 슬레이트를 물들였다. 그렇게 우리 동네는 점차 슬레이트 마을로 변했다. 겨울이면 슬레이트 지붕에서 만들어진 고드름도 먹었다. 그러다보니 2년에 한 번쯤 띠풀(새)로 초가 지붕을 잇는 모습도 사라졌다.

▲1990년대 초. 이 때도 슬레이트는 유용했다. 삼겹살을 굽는 판으로 말이다.

슬레이트 판을 약간 비스듬하게 한 후 삼겹살을 구우면 기름이 밑으로 잘 빠졌다.

삼겹살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 슬레이트판으로 삼겹살을 구워먹었던 것을 후회한다. 슬레이트는 석면으로 만들어지고,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나 1990년대에도 과학은 있었다. 그러나 과학이 석면으로 만들어진 슬레이트를 지붕으로 얹어서는 안 된다고 1970년대에 경고했는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경고했다. 사람의 피나 모유도 못 만드는 지금의 과학이 이 세상 모든 위험의 본질을 100% 알고 경고할 수 있는가. 절대 불가능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조만간 이뤄진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염수가 방류된 이후에는 수산물 소비를 최대한 억제할 생각이다. 많이 먹든, 적게 먹든, 먹지 안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리고 먼 미래에 과거의 나를 후회하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석면 슬레이트처럼 말이다. 문제는 태평양을 자국의 하수처리장으로 만드는 일본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는 지금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싸우고 있다.

누가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버리려고 하고 있는가. 당사자에게 버리지 말라고 하는 게 상식 아닌가. 일본이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너무 친해서인지 그 말을 못하는 이들이 있다. 참 지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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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봉 2023-07-10 11:47:05
성산 사람들
핵공항,군사 공항인 2공항 찬성율이 높잖아
핵 오염수 방류는 왜,반대하냐??ㅡㅡ앞뒤가 맞나,ㅡㅡㅡ

한기호 국힘 북핵특위 위원장이 주최한 ‘북핵위기 대응 세미나’ 내용*
ㅡ제주도에 향후 핵 전력을 운용할 전략군
ㅡ 해병 제3사단을 창설하고
ㅡ기지 방어사령부
ㅡ스텔스 비행단
ㅡ 제2미사일사령부
ㅡ 제2잠수함사령부
ㅡ제2기동함대사령부 등을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