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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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장마는 ‘여름철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기상학적으론 남쪽의 온난습윤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만나면서 정체전선을 형성해 그 세력에 따라 한반도의 남북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뿌리는 비를 말한다.

▲장마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인접국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하계 기후의 특성을 지닌다. 그 때문에 장마를 ‘제5의 계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반도의 경우 장마전선이 공급하는 강수는 전체 강수량의 약 30% 이상을 차지한다.

장마철 적당한 비는 가뭄 해갈과 수자원 확보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와 산불 걱정도 사라진다. 하지만 집중적인 폭우가 쏟아지면 홍수와 침수, 산사태 등 자연재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로 인해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도 뒤따른다.

▲장마는 과거엔 6월 20일 전후 제주에서 시작해 내륙으로 상륙한 뒤 한 달 남짓 이어졌다. 한데 최근엔 그 패턴이 깨지면서 들쑥날쑥해지고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 여파 등으로 더욱 길어지고 흉폭해진 게다.

예컨대 2020년 장마는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무려 54일간 계속됐다. 역대 최장이었다. 매우 짧은 시간에 특정지역에 집중되는 극한호우도 잦아졌다. 그런 비는 고우(苦雨·고통스러운 비)다.

▲지난달 25일 장마에 돌입한 뒤 연일 전국 곳곳에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해서 지난 16일까지 전국의 누적 강수량 평균은 511.7㎜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가히 역대급 장마가 아닐 수 없다.

온갖 피해도 속출해 최소 5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삶의 터전을 망가뜨렸다. 이번에도 인재(人災)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아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가뭄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는 속담이 실감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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