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쉼터 ‘큰바위 얼굴’을 아십니까?
다락쉼터 ‘큰바위 얼굴’을 아십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강상돈, 前 애월문학회장·시인

장맛비가 잠시 멈춘 사이 애월해안도로를 달린다. 애월해안도로는 애월읍 하귀리에서 애월리까지 약 9에 걸쳐 조성돼 있다. 해안도로는 다양한 형태로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져 있어 도로를 달리는 동안 해안의 아름다운 절벽과 드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해안절경에 취해 가다보니 어느덧 다락쉼터에 도착했다. 애월읍 고내리에 위치한 다락쉼터는 ‘다락빌레’ 위에 조성됐다. ‘다락빌레’란 ‘부엌에 물건을 넣는 다락처럼 깎아지른 듯한 절벽위에 평평한 암반이 널리 깔려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경치가 아름다워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곳이다. 아주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해안절벽이 안정감을 준다.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는 편안함이 있다.

다락쉼터는 올레길 16코스 구간에 포함돼 올레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노을을 감상하는 최고의 장소로도 손꼽힌다. 이렇듯 다락쉼터에는 바다를 감상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절벽 위 울타리도 한 폭의 그림 같다.

다락쉼터에는 정자와 해녀상도 설치해 놓았다. 이곳 정자에 앉아 있으면 마음까지 시원하다. 10년 전에는 정자 앞에 어선모양의 전망대가 있어 이곳에 있으면 마치 배 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고 영화 ‘타이타닉’ 명장면의 자세로 사진을 찍기도 했었는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다락쉼터 절벽 아래에는 아기자기한 기암괴석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백미는 역시 ‘큰바위 얼굴’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정자에서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그 정자에서 오른 쪽으로 조금만 발걸음을 돌리면 절벽에 사람 얼굴 형상을 하고 있는 ‘큰바위 얼굴’을 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다락쉼터 큰바위 얼굴은 담담하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눈매와 우뚝 솟은 콧매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연상시킨다. 앞으로 턱하니 나온 큰 코와 움푹 들어간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켜온 얼굴에는 바람과 파도가 새긴 주름이 오랜 세월 자연스럽게 큰바위 얼굴을 조각해 낸 것이다. 자연이 빚어낸 명품 조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큰바위 얼굴을 보노라면 1850년 너새니얼 호손이 만년에 쓴 단편소설 큰바위 얼굴이 생각난다. 어니스트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을 동경하는 이야기다. 그의 작품에서 많이 보여 지는 분위기답게 교훈적인 내용을 띠며 막대한 부나 사회적 지위보다 지속적인 자기 성찰이 인간의 위대한 가치를 드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이곳 큰바위 얼굴은 관광객이 찾는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바다를 바라보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심과 꿈을 갖기 마련이다. 이곳을 지날 일이 있거들랑 그냥 지나치지 말고 포세이돈 큰바위 얼굴 이야기도 듣고, 바다풍경에도 빠져보고, 미래에 대한 꿈도 가졌으면 한다.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 조차도 감탄을 숨길 수 없었던 애월 앞바다, 이젠 우리가 감동에 빠질 차례가 아닌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