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찬 여름방학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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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작가·시인

민태원의 수필 청춘예찬의 첫 문장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라는 말을 모방한다면 ‘방학,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라고 할 수 있다. 학교와 방과후학교, 학원을 전전하는 학생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공부가 제일 힘들어요’라는 말을 하는 학생들이 많으니 방학이라는 말은 행복을 가져다주는 마법의 말이다.

학부모들에겐 방학이 지겨운 기간일 수도 있다. 하루 종일 돌봐야 하고, 뒤치다꺼리를 하며, 잔소리를 해야 하니 고역이라고 할만하다. 맞벌이 가정이거나 워킹 맘이라면 돌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학생이면 누구나 기다려진다/ 하지만 엄마라면 누구나/ 오지 않기를 바라는 그 날/ 바로 방학식/ 학생은 빨리 와라 빨리 와라/ 엄마는 오지 마라 오지 마라’라는 동시가 있다. 부모의 마음도 몰라주고 TV만 보거나 스마트폰에 함몰된 자녀를 보면서 속 터지는 시간이 증가할 테니 결코 방학이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방학은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 발달을 위하여 실시하는 휴가 기간이다. 학생들이 즐겨야 할 기간이니 다소 느슨하게 지내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체력을 길러야 할 때다. 그런데 방학은 놀기만 하는 기간은 아니다. 통제에서 벗어난 학생들 중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방학을 보내는 학생도 있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 학생들이 전자를 원한다면 학부모는 후자 쪽을 응원할 것이다. 그래서 금 같은 시간을 그냥 보내는 자녀들을 보면 불안해서 잔소리를 뱉어내게 된다.

이번 방학에는 추억남기기를 권하고 싶다. 추억 쌓기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관계로 이어진다. 여름방학 기간에 제주국제관악제를 비롯해서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열린다. 제주아트센터나 문예회관 등 공연장에는 학생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경제적인 사정이 허락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권하고 싶다. 조부모와 떨어져 사는 자녀들이라면 반드시 방문하여 며칠간이라도 정을 나눌 시간을 내주어야 한다.

제주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길이 많으니 가족이 함께 걷는 건 어떨까? 제주올레길은 정말 좋다. 덥다면 숲길을 찾으면 된다. 종교길, 유배의 길, 해안도로 등 가족과 함께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가족의 정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여가시간이 많은 방학에 독서는 빠질 수 없다. 학생들의 독서시간은 극히 짧다. 동영상 시대라 진득하게 책을 읽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았다. 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가장 확실한 독서는 ‘읽어주기’이다. 중고등 학생이라도 책을 읽어주거나 같이 읽어야 한다. 외식 한 번은 쉽지만 책 읽어주기는 매일 해야 하는 일이니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그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하는 게 아닐까? 독서는 부모들의 바라는 성적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 책을 읽는 방학이 되기를 기대한다. 도서관 천국 제주에서.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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