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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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늑대는 보통 5~10마리의 단위로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알파늑대’라는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철저한 위계질서가 유지된다. 주로 집단으로 사냥을 하고, 일단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야 만다.

한데 간혹 무리에서 이탈해 홀로 다니는 늑대가 생기게 된다. 외톨이가 된 늑대는 대부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드물게 고달픈 상황을 견디며 살아가는 ‘외로운 늑대’가 존재한다. 이들은 무리에 속한 늑대보다 예측 불가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외로운 늑대’를 영어로 하면 ‘Lone Wolf(론 울프)’다. 오늘날 서구사회에선 범죄자의 유형을 분류하는 용어로 널리 쓰인다. 이슬람 극단주의, 인종주의 등 극단주의 사상을 가진 단독 테러범이 해당된다. 즉 전문 테러 단체 조직원이 아닌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의미한다.

외로운 늑대는 특정 조직이나 이념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으로 테러를 행하는 게 특징이다. 대체로 범행 대상이 불특정 다수이며 사전에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몰라 ‘최악의 악몽’으로 번질 소지가 크다.

▲외로운 늑대들의 크고 작은 테러가 지구촌의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른 지 오래다. 총기소지가 금지된 우리사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처지를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탓으로 돌리며 분노와 증오를 키우다 흉기·방화 테러 등을 자행하고 있는 게다.

문제는 정상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극단적인 범죄 행위로 다수의 인명이 살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무고한 생명이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고 있다. ‘외로운 늑대’의 범죄가 두려운 이유다.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무차별 칼부림으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른세 살 범인은 백주대낮에 일면식도 없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외로운 늑대’처럼 잔혹한 범행을 저질렸다.

범인은 또래에 대한 분노 등으로 오직 범행 자체에 목적을 둔 ‘사회적 테러’를 감행했다. 근래 들어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어떻게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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