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팔도명물]가을과 함께 전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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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사라지며 대부분 자연산 유통…회, 구이 등 먹는 방법 다양

남해·하동·사천·창원 등 남도 일대서 매년 전어축제 열려
전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어 구이, 초무침, 회.(사진=사천시 제공)
전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어 구이, 초무침, 회.(사진=사천시 제공)

돈 전(錢)자에 물고기 어(魚)자를 쓰는 어원과 ‘맛이 좋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돈 주고 사고 본다’해서 전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유래에서 보듯 그 맛과 풍미가 미식가의 입을 잡는 어종이다.

‘집나간 며느리가 전어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전어의 명성은 높다. 과거엔 흔한 생선으로 격이 낮았지만 지금은 서해안부터 남해안 지자체 곳곳에서 축제를 열면서 귀한 몸이 됐다.

4∼6월에 산란을 마치고 여름 동안 영양분과 지방을 많이 축적하는 만큼 가을이 되면 지방량이 봄에 비해 세 배가 되고 고소한 맛이 최고조에 이른다고 한다.

전어회는 한국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먹는 나라는 거의 없고 일본에서는 전어를 초절임으로 만들어 초밥용으로 주로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어는 잔뼈가 많아 먹기 불편하지만 뼈째 먹으면 칼슘을 다량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DHA와 EPA 등의 불포화지방산이 혈액을 맑게 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경남지역 전어 축제

전어.

경남에서는 남해, 하동을 시작으로 사천, 창원 등지에서 매년 전어축제가 열린다. 대부분 지자체 축제에서는 회무침을 무료 시식회하도록 내놓는다. 사천에서는 전어잡기 체험행사도 열린다.

남해군 남해읍 ‘선소마을 제2회 전어판매 행사’가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선소마을 수협 활어위판장에서 열렸다. 선소마을회가 주관하고 선소마을회 어촌계·청년회·부녀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싱싱한 전어회와 전어회무침, 전어구이 등 쫄깃하게 식감 좋은 전어 메뉴가 이 곳을 찾은 이들의 입맛을 돋웠다.

하동에서는 진교면 술상어촌계가 지난 16일 술상항에서 전어판매장을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어민들이 직접 바다에서 잡은 전어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술상 전어는 깨끗한 노량 앞바다와 사천만의 민물이 합류하는 거센 조류지역에 서식해 고깃살이 쫄깃하고 고소하며 영양가가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천 삼천포항 자연산 전어축제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팔포음식특화지구 일원에서 열렸다. ‘잡수시고 노시고 주무시고 가이소’를 주제로 싱싱하고 맛깔스러운 전어회와 전어무침, 전어구이 등 전어로 만든 다양한 요리들을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선보였다. 가장 인기 많은 무료시식회, 매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맨손전어잡기를 비롯해 생선껍질공예 전시, 특산품 깜짝 경매, 비즈공예체험, 전어모형 만들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25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에서 열리는 마산어시장 축제에서도 무료 전어시식회 등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행사인 만큼 전국적으로도 그 명성이 높다. 특히 축제 시기, 전어 소비가 늘면서 일시적으로 전어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데다 가격도 급등한다.

 

▲맛있게 먹는 법

전어.
전어.

회나 구이, 초무침, 젓갈 등 전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법은 기호에 따라 다르다.

회는 뼈가 부드러운 여름철이 제맛이다. 회의 경우, 살 부분만 포를 뜨는 방식, 뼈와 함께 통째로 썰어내는 법 등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방법이 각각이다.

전어회는 깻잎에 싸서 먹으면 맛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깻잎 뒷부분 거친 부위를 앞으로 해서 회를 얻은 뒤 한 입에 쏙 넣는 것을 최고로 친다. 양념으로는 참기름과 통깨를 넣은 된장과 초장을 버무린 장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 또한 기호이며 선택일 뿐이다. 고소함의 극치를 느낄 것이라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회를 채소와 양념에 버무리면 회무침이 된다. 기름이 찼을 때인 가을에는 주로 구이로 먹는다. 전어 내장으로 담근 젓갈이 전어밤젓이다. 요즘엔 몸통까지 젓갈로 담가 먹기도 한다.

 

▲전어 Q&A

전어는 과거 아주 싸고 흔했던 물고기다. 오늘날에도 다른 어종에 비해선 서민적이라 할 만하지만, 남해안과 서해안 지자체가 전어 축제를 열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귀한 대접을 받는 어종이 됐다.

특히 과거엔 구이가 주를 이루었으나 요즘엔 회로 소비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돈 전(錢)’, ‘물고기 어(魚)’라는 표현은 조선 시대 서유구가 쓴 책 〈난호어목지〉가 어원이다.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다. 상인들이 염장하여 파는데, 그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에 ‘전어(錢魚)’라 했다”라고 돼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전어는 전어, 조선전어, 대전어가 있다. 몸집이 전어(25cm), 조선전어(30㎝), 대전어(20㎝)로 차이가 있고 생김새도 미세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가 힘든 수준이다.

전어에 대해서는 자연산과 양식 논란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전어 양식을 하는 곳은 거의 없어 양식 논란은 잊어도 될 듯하다. 과거 전남과 전북에 전어 양식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 사천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유는 자연산이 흔하다는 뜻인 동시에 전어를 양식해 팔기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횟집에선 전어 수족관 관리에 신경을 꽤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하류에 산란하고 연안에 서식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전어는 민물을 좋아한다. 그러나 민물 어류는 아니다. 짙은 염도보다는 옅은 염도의 바닷물을 좋아한다는 표현이 더 알맞다. 전어를 죽이지 않기 위해서는 민물을 적당히 섞고 적정 수온을 맞춰야 한다. 바닷물 대 민물의 혼합 비율은 대략 7대3 안팎으로 전해진다.

경남신문=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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