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전쟁영웅 흉상 철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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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국장

▲“눈보라 몰아치는 만주 벌판에서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기꺼이 감내하며 조국 독립만을 위해 헌신한 독립전쟁영웅들을 모시게 돼 영광스럽다. 독립군·광복군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

2018년 3월 1일 당시 육군사관학교 김완태 교장이 독립전쟁영웅 5명의 흉상 제막식에서 한 말이다. 5명의 영웅은 일제강점기 독립전쟁에 나섰던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선생이다.

▲육사에서 흉상으로 부활한 이들 독립영웅이 5년 만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육사가 최근 흉상 철거와 독립기념관 이전 구상을 밝힌 것이다. 위치의 적절성, 국난극복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 논란이 그 이유다. 그러면서 다수의 기념물 재정비 사업 추진과 관련 학교의 정체성,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한미동맹 가치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을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홍범도 장군은 2019년 상영된 영화 ‘봉오동 전투’의 실제 주인공이다. 1920년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을 이끌며 일본군에 대승을 거두었다. 1962년엔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았다. 홍범도 흉상은 국방부 청사 앞에도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해군 주력 잠수함 ‘홍범도함’도 있다.

김좌진 장군도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을 섬멸했다. 지청천 장군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 총사령관을 수행했다. 이범석 장군도 청산리 전투에 참전했고, 광복군 참모장 등을 지냈다. 이회영 선생은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해 항일 독립운동을 펼쳤다.

▲흉상 철거·이전 소식에 영웅 5명과 관련된 기념사업회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 단체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군의 기원인 독립전쟁의 역사를 뒤집으려는 심각하고 엄중한 문제”라고 규탄했다. 광복회도 성명을 내고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 일부에서도 “독립전쟁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한다. 제정신이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제78주년 광복절이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광복(光復)의 의미를 모르는 이들의 자리를 먼저 옮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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