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상록활엽수림지대인 제주시 조천읍 선흘곶자왈에서 멸종위기종과 희귀 곤충이 잇따라 발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선흘곶자왈 산림 생태계 조사를 진행해 멸종위기종 및 희귀 곤충인 두점박이사슴벌레와 남방남색부전나비, 물장군, 좁쌀사마귀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림산림과학원은 지난 3월부터 선흘곶자왈 산림습지 내부와 임도 등을 조사해왔고, 특히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선흘곶자왈만의 특이한 산림 생태계가 이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두점박이사슴벌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등급으로, 곶자왈 숲의 주요 교목인 종가지나무의 수액이나 새순을 먹으며 서식한다.
남방남색부전나비도 종가시나무 새순에 알을 낳으며, 애벌레는 새순을 먹고 지낸다. 남방남색부전나비 애벌레는 개미와 공생하는 독특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등급인 물장군은 쇠살모사를 사냥할 정도로 곤충 가운데서는 폭군으로 알려져 있다. 늘 물이 고여 있으면서 먹이가 되는 수서곤충이 풍부하고, 넓은 면적의 습지에서만 서식이 가능한 종이다.
몸이 갈색을 띠는 좁쌀사마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마귀로 속하며, 날개는 수컷과 암컷 모두 퇴화돼 작은 흔적만 남아 있다. 주로 낙엽이 쌓인 땅바닥에서 파리나 귀뚜라미 약충 등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매우 예민하며, 인기척을 느끼면 낙엽 밑으로 숨어 관찰이 어렵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산림습지가 많은 선흘곶자왈은 일반 숲과는 차별화된 서식환경을 제공하며, 산림 생물 다양성 보고의 역할을 한다”며 “곶자왈을 기후변화나 인위적인 간섭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