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게 함께 살아가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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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식, 수필가

나는 한 농촌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가정 형편상 남과 같이 정상적인 학업의 길을 거치지 못한 까닭에 배우지 못한 한을 품고 살아왔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기까지는 일제강점기 말엽부터 1950년대 중 후반까지로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일제말엽 부모님을 따라서 지금의 거주지인 용담동으로 이주해 왔다. 나는 가끔 밭으로 일하러 가는 중에 여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옛날부터 우리 사회에는 화목한 부부를 표현하는 글들이 많다.

남편이 노래하면 부인이 따라한다는 부창부수, 평생을 함께 늙어간다는 백년해로, 하늘이 정해준 배우자라는 천정배필 등 많은 글들이 있다. 헌데 부부는 살아가면서 늘 부부싸움을 하고 살기 마련이다. 살면서 아내에게 막말을 하는 일은 없었지만 맨날 싸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부부가 서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발전적인 싸움이여야지 싸움을 위한 싸움은 하지 말아야 한다. 남녀가 만나 부부로 사는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라고 한다.

부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이 긴 시간에서 참으로 기적적으로 맺어진 인연인 것이다. 이렇게 어렵게 맺어지는 부부이지만 작금의 현실은 쉽게 만나 결혼하고 살다가 또 너무 쉽게 갈라선다.

요 근래 젊은이들이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이 된다. 본인들은 이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은 무슨 죄가 있다는 건가.

모든 일을 이해하고 참으려는 노력도 해보지 않고 너무 쉽게 이혼 결정을 하는 것 같다. 사실 남과 남이 만나서 사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지만 사실은 이심이체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부부는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생각해 볼 일이다. 나도 가정을 이루어서 한 평생을 살아왔고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처지에 애틋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한다. 지지고 볶으며 오늘날까지 살아온 터라 지겨워지기도 하지만 막상 내 아내가 이 세상을 떠난다면 내가 사는 동안 잘 해주지 못해 너무 가여워서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쏟아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내 몸이 늙고 힘들어도 내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평생을 함께 있어준 그 소중한 고마운 인연에 감사의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늙은 부부라지만 노력만 한다면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는 바로 관심일 것이다. 관심을 가지고 배우자의 마음을 읽어주고 귀를 기울여주는 노력을 한다면 작지만 어려운 노년기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렇게 서로 용기와 위로로 이끌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부부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아무리 믿지 못할 세상이라지만 나를 믿어주고 사랑하며 행복을 향해 함께 가야할 운명이 부부인 것이다.

화목한 가정은 부부가 함께 노력하고 존중하고 더 배려하는 애정이 있을 때 행복한 가정을 이룩할 수 있다고 본다.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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