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도시공간의 재구조화와 공동체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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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경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논설위원

우리가 알고 있고 또한 살고 있는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많은 학문에서 ‘공간’에 대한 고찰을 다룬다. 우주 공간, 생활 공간, 교육 공간, 학교 공간, 근대 공간 등 공간과 관련된 많은 언어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공간 연구는 분과 학문적 성격을 지니기도 하지만 공간이 가지고 있는 다차원적 특성 때문에 학제 간 연구가 훨씬 많다. 

공간은 자연스레 생겨나는 것 갖지만, 인간의 인식에 따라 의도적이고 기획적으로 생겨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인식이 전제되어야 공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의 특성과 차원은 공간에 들어있는 많은 물질들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물질들의 운동성에 의해 공간의 특성과 차원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생활 공간의 특성에 따라 그곳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역으로 해당 생활 공간에 기거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행위 등에 따라 생활 공간의 특성과 차원이 결정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근대 공간’만큼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적도 없다. 근대 공간 중에서도 도시공간은 근대 국가의 문화상징물들의 진열장이었는데, 국경을 기반으로 한 지정학적 실체를 가지기 시작한 근대 국가는 내부의 균질적 공간화 및 국민통합, 그리고 외부에 대해서는 동일한 위상의 다른 국가와의 경합 등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체계와 수많은 문화 상징과 구현물들을 갖추어 나갔다. 예를 들어 법체계, 의회, 정부, 군대, 경찰, 법원, 감옥, 병원, 호적, 학교, 박물관, 도서관, 극장, 화폐, 축제, 시장, 교통망, 국화, 국기, 건축 등 새로운 체계와 구현물들이 이 시기에 갖추어졌다. 나아가 근대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치른 전쟁과 희생에 대한 기념 공간은 근대 도시 공간 어디든 마련되었다. 이 모든 문화상징과 구현물들은 근대 국가 형성의 타당성을 부여하는 이데올로기적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노회한 근대 도시 공간과 그 안에 들어 있는 문화 상징과 구현물들을 활용하여 공간의 재구조화와 공동체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들이 유행처럼 나타났다. 서구에서는 쇠락한 공업지역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근대 도시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하락시켰다는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전세계적으로 근대 도시 공간에 대한 재구조화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확산되고 있다. 

근대 도시 제주에서도 도시 재구조화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 공간에 존재하는 문화 상징과 구현물 등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여 공간 재구조화 및 공동체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제주 사람들의 인식과 행위가 근대 도시 제주를 재구조화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필자는 오늘날 제주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행위가 미래의 제주 공간과 제주공동체의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본다. 오늘 우리가 지나치고 있는 공간과 문화상징, 구현물들에 대해 한번 쯤 눈 여겨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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