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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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준.
문명준.

▲ 풍년의 역설

문명준, 농협제주본부 유통지원단 차장

 

‘당근과 채찍’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 두 단어는 동기부여가 다를 뿐.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능률을 높이는 하나의 도구로 작용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당근이라는 보상만 주어져도 최대한 효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황인데 채찍이라는 강압적 수단 때문에 괴로움을 겪기도 한다. 이를 우리에 대입해보면 농산물을 수확하는 농가가 될 것이다.

올해 제주 당근 재배면적과 생산 예상량은 1431㏊, 5만4000t으로 평년에 비해 각각 20%가량 증가했다.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있어 종종 괴리가 발생한다. 농산물은 10%만 증가해도 가격은 20% 넘게 하락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이러한 채찍을 피하고자 제주당근연합회를 중심으로 농가들은 비상품 당근 폐기운동과 분산출하를, 구좌농협은 가격하락 방지를 위해 농가로부터 1만t 가량의 당근 구매를, 농협경제지주는 온·오프라인 채널로 소비촉진 행사를 할 예정이다.

이렇듯 모두가 풍년의 역설에 맞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풍성한 수확 후 가격에 대한 기대심리는 생업으로 직결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러나 지나친 가격 규제나 오로지 낮은 가격만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당근농가에게는 잔인한 채찍이 될 뿐이다.

농가에게 필요한 것은 적정선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적절한 가격이다. 때로는 채찍 없는 당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양현정.
양현정.

▲ 서로를 위한 배려의 시작, 승용차 요일제

양현정, 道 보건환경연구원 행정운영팀장

 

보건환경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중단됐던 승용차 요일제를 전직원 대상으로 다시 시행하고 있다.

승용차 요일제는 공공기관이라면 에너지 관련 법에 의거해서도 지켜야하지만 개인 에너지 절감에도 일조할 뿐만 아니라 협소한 주차공간의 문제도 해결하게 해주고 있다.

이처럼 지키기만 하면 당장 시행 효과를 볼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주차문제 해결 방법 돼주는 승용차 요일제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승용차 요일제는 해당 차량의 선택 또는 끝번호를 이용해 실시된다. 선택요일제를 선택한 경우라면 운휴를 선택한 요일을 차량에 스티커로 부착하고 있다.

만일 승용차 요일제 제외차량이라면 증명서를 자체적으로 발급 차량에 부착해야만 한다. 또한 발급대장은 매년 1년 단위로 갱신한다.

제외대상 차량으로는 경차 및 환경친화적 자동차(전기자동차, 태양광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 장애인사용 승용차, 임산부 및 유아동승 차량 등이 있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음식을 서빙해 줄 정도로, 모든 것이 디지털화 돼 가는 일상을 살아가는 지금, 리더쉽이나 판단력 등과 같은 다양한 능력이 중요하다고 여겨지지만 나는 무엇보다 그 내면에 ‘타인을 위한 배려’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위한 배려의 시작으로 승용차 요일제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조은희.
조은희.

▲ 친절의 방향

조은희, 서귀포시 총무과

 

간혹 친절의 주된 목적이 ‘민원인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민원인의 기분이 좋도록.’ 하는 단순 서비스 제공 차원에만 있다고 인식되기도 한다. 민원인이 기분 좋게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며 상대를 기분 좋게 했다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그 민원인의 반응에는 더 중요한 것이 함축돼 있다.

서로 원활하게 주고받은 소통과 이해로 업무를 잘 해결했다는 만족감과 동시에 함께 느꼈을 성취감이다. 친절을 단순히 방문객에게 웃음을 드리는 서비스라고만 생각한다면 내가 상대에게 ‘베푸는’ 서비스로 인식하게 돼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무심코 생략하기도 한다.

이러한 친절의 힘을 여실히 체감하게 되는 건 민원인의 입장에서 다른 관공서를 방문했을 때다. 친절하게 응대할 때 그 따뜻하고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오는 편안함으로 고마움을 느끼는 한편, 더 강력하게 느끼게 되는 건 친절함에서 오는 담당자의 여유로움과 전문성이다.

친절은 엄격함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말처럼 담당자의 말을 한층 더 신용하고 수긍하게 돼 무리 없이 소통이 이루어진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라는 말처럼 친절의 목적을 단순 서비스 제공이 아닌, ‘상대방과 나의 모난 데 없는 완만한 업무 해결’로 향하게끔 한다면 친절의 힘을 보다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본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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