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로부터 폭력 피해 노인들...신고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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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주지역 가정폭력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

정서, 신체, 경제 폭력 등에 시달려...주 가해자 100% 아들.딸

제주지역 만 65세 이상 노인이 가족으로부터 폭력을 당했어도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주위에 도움 요청을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최근 제주지역 가정폭력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했다.

조사는 지난 7월 기준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707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 가운데 65세 이상 응답자는 106명이었다.

만 65세 이상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 자녀, 사위, 며느리, 손자녀와 같은 가족원에 의한 폭력피해 실태를 신체적 폭력, 경제적 폭력, 정서적 폭력, 방임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정서폭력 피해경험이 13.2%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신체적 폭력피해 2.1%, 경제 폭력피해 1.2%, 방임 0.6%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적 상황은 정서폭력 피해경험이 3.5%로 가장 높았고, 신체폭력 0.2%, 경제폭력 0.2%, 방임 0.6%로, 제주지역은 전국과 비교해 정서 폭력피해의 경우 4배, 신체폭력은 10배, 경제폭력은 5배, 방임은 2배로 노인폭력 피해 경험이 모든 유형에서 높게 나타났다.

주 가해자는 ‘아들, 딸’이라는 응답이 100%를 차지했다.

특히 폭력피해를 경험한 경우,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96%로 나타나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로는 ‘가족이라서’가 62.5%로 가장 많았고,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 16.7%, ‘그 순간만 넘기면 돼서’ 12.5%, ‘대응하면 폭력이 심해지므로’와 ‘어디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지 몰라서’가 각각 4.2%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가정폭력 현황 분석 결과 제주지역의 검거 건수는 2020년 822건, 2021년 995건, 지난해 1251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가정폭력 가해자의 80%가 남성이었고, 기소된 가해자의 90.3%가 불구속 수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가해자에 대한 교정과 치료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순덕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은 “가정폭력 하면 보통 부부폭력만을 떠올리지만 그 속에는 연애 기간 교제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그리고 노인학대 등 가족 구성원에 대한 폭력도 심각한 문제”라며 “가정 폭력 예방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부녀회와 청년회, 노인대학을 중심으로 가정폭력·성폭력·교제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고, 다양한 유형의 가정폭력 피해자도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보호시설 운영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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