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제주 이석창 대표가 지난 30여 년간 환경과 생태, 문화 활동을 하면서 현장에서 마주쳤던 일들을 모아 ‘서귀포의 작은 기록들’을 펴냈다.
이 대표는 ‘자연에서 배우며 새롭게 생각한다’는 일념으로 조경가이기에 앞서 대부분 시간을 제주자생식물동호회장, 서귀포문화사업회장, 석주명기념사업회장 겸 석주명기념관 건립 공동위원장, 하논분화구복원범국민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등 환경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며 경험을 축적해왔다.
자칫하면 매립될 위기에 처했던 서귀포 워터프런트 계획에서 야구 전지 훈련장으로 사라질 뻔한 5만 년 극동아시아의 생명 정보가 들어있는 국내 유일의 마르 분화구인 하논의 가치를 정립하고, 서귀포의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인 석주명 기념관과 에밀 타케 정원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조명한다.
이어 한반도에서 봄이 먼저 오고 꽃이 피는 서귀포의 기후에 착안해 서귀포 봄맞이 축제로 발전시키는 등 환경문화 활동 관련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짜임새 있게 담아냈다. 글과 사진, 신문자료를 시간대별로 구성하면서 기록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별한 이야기’로 구성된 8개의 단편도 주목할 만하다. 식물학계의 원로 이창복 선생과 얽힌 가시리 농장 초령목 이야기, 옛 서귀포전화국의 올리브나무,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과 자연제주, 저자의 가족과 얽힌 평양방문 이야기, 서귀포의 소철과의 만남, 선배들의 우문에 답한 어린이의 현답 등이 짧지만 의미심장한 사연이 담겼다.
이 대표는 “시민의 목소리로 열성을 다해 지역의 경관과 생태, 환경과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켜온 의미 있는 노력을 존중하고 이를 기억하기 위해 오랫동안 여럿이 함께해온 활동들을 모아 기록물로 발간하게 됐다”며 “지역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