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폐배터리를 단순 폐기물로 취급하지 않고 순환자원으로 활용하는 시범사업이 제주에서 추진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환경부, ㈜에스에프에코는 19일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파·분쇄해 블랙파우더로 생산하는 시범사업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블랙파우더는 배터리팩을 파·분쇄해 만드는 검은 분말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추출해 재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물질들이 들어 있다. 액화질소와 액화천연가스로 영하 50도 이하 온도에서 배터리 전해액을 동결한 뒤 파쇄해 블랙파우더를 만드는 방식이다.
전기차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제주는 5월 말 기준 등록 대수가 3만5619대로 전체 차량의 5.1%를 차지, 전기차 비중이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다만 전기차 폐배터리를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에서 반납된 전기차 폐배터리는 도내에서 재활용되거나 육지로 이송해야 하는데, 제주에 재활용 업체가 없고 사용 후 배터리를 육지로 이송할 경우 화재·폭발 위험이 있어 현재 제주테크노파크에 보관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테크노파크에 보관 중인 폐배터리는 모두 281개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환경부는 도내 사용 후 배터리의 안전한 재활용을 위해 전처리(초저온 동결파쇄) 기술을 보유한 민간기업 에스에프에코와 시범사업을 추진, 블랙파우더를 육지의 후처리시설로 해상 운송해 처리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을 위해 제주도는 부지 제공과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공급, 인허가 취득 등을 지원하고 환경부는 폐배터리 운송 비용 지원과 관련 제도 정비, 인허가 취득을 맡는다. 에스에프에코는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고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공법을 적용해 초저온 동결파쇄 전처리 설비를 설치·운영한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귀광물이 가득 채워져 있어 세계 각국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하는 만큼 정부가 나서 재자원화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