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출하기를 맞은 제주지역 월동채소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들의 한 숨이 깊어가고 있다.
제주지역 대표 월동채소인 무와 당근 가격이 하락한 것은 주요 생육 시기인 지난 8~9월에 큰 태풍 피해가 없었던 덕분에 작황이 좋아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달 14일 기준 제주산 월동무 8㎏망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898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930원보다 24.7% 하락했다. 평년 가격인 1만1551원과 비교해서도 22.2% 낮은 가격이다.
당근 20㎏들이 상품 1상자 가격 역시 전년도 4만2346원의 반토막 수준인 1만9129원으로 떨어졌다. 평년 가격 3만577원에 비해서도 37.4% 하락한 것이다.
양배추 상품 8㎏들이 1망의 가격은 5858원으로 전년(5786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브로콜리는 8㎏상자 기준 2만2902원으로 전년(2만264원)보다 13% 높지만, 예년 2만4853원보다는 7.9%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제주는 타 지역에 비해 겨울철 기온이 높아 무와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 월동채소를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도내 농가의 연간 소득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재배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홍수 출하가 이어질 경우 가격 폭락이 우려되는 만큼 판로 확대와 물량 조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농협중앙회 제주본부가 나서 월동채소 소비 활성화를 위한 산지 가격 판매행사를 개최하는 등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농산물은 노지재배가 많고 생육기간도 공산품 생산기간보다 통상적으로 길어서 가격 변동에 대응해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가 어렵다.
또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소비자가 구매를 갑작스럽게 늘리기도 어렵다.
농산물 가격안정의 핵심은 적정 생산이다. 가격 변동에서 농가를 보호하면서도 농가가 적정량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