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제주국제공항에 발이 묶였던 수 만명의 체류객들이 23일 대거 빠져나갔다. 또 사흘간의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제주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2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출발 254편, 도착 256편 등 총 510편의 항공편이 승객을 실어 나를 계획이다.

지난 21일부터 발이 묶였던 체류객과 22일 8시간 가까운 활주로 폐쇄로 결항한 항공기의 승객 수송을 위해 각 항공사는 전날 오후 4시 활주로 운영이 재개된 후 임시편 23편을 긴급 편성됐다.

또한 전날 밤에는 김포공항의 ‘커퓨 타임’(야간 항공기 운항 통제시간)을 1시간 늦춰 제주~김포 노선 승객들의 이동을 도왔다.

국제선의 경우 제주항공 항공편 등이 정상 운항 시간을 넘겨 자정 시간대에 운항했다.

전날 제주공항에서는 폭설과 한파로 인한 활주로 제설작업으로 오전 8시20분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가까이 활주로가 폐쇄됐다.

이에 따라 국내선 도착 140편, 국내선 출발 134편, 국제선 도착 7편, 국제선 출발 4편 등 총 286편이 결항(22일 오후 6시 기준)됐다.

21일에 이어 22일까지 이틀간 제주공항 운영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제주공항에는 항공편을 변경하려는 대기 줄이 한때 100m 이상 늘어서는 등 큰 혼잡을 빚었다.

제주공항에 내려졌던 강풍 특보와 급변풍(돌풍) 특보는 현재 모두 해제됐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는 폭설에 대비해 대형 제설차와 트랙터, 쌓인 눈을 날려 보내는 고속환풍기를 보유했다.

그런데 활주로에는 열선이 설치되지 않아서 많은 눈이 내릴 때마다 공항이 사실상 폐쇄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활주로에 열선을 설치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공사 과정에서 활주로를 장기간 사용 못하는 점이 있고, 유도로와 계류장에 쌓인 눈은 제거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제주공항에 불어오는 측풍도 활주로 폐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겨울철 제주에서 북서풍 영향을 받게 되면 동서 방향인 활주로에서 항공기는 이착륙 시 측풍을 맞게 되고 이때 항공기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면 이착륙 시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그런데 김포·인천·김해공항은 활주로가 2개 이상으로 눈이 내려 제설 작업을 하더라도 다른 활주로를 통해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주공항의 경우 제설작업이 시작된다는 건 곧 활주로 폐쇄와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탓에 겨울철이 되면 유독 제주공항은 결항과 임시 폐쇄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공항은 제빙(얼음 제거)과 방빙(결빙 방지)을 위한 열선과 보온장치, 히터 등이 잘 갖춰지면서 2001년 개항 이후 겨울철 폭설에도 단 한 번도 항공기 이착륙이 멈춘 적이 없이 무중단 운영을 이어기고 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