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내 지게에 지고'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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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식, 수필가

지금부터 대략 55년 전쯤 총각시절에 ‘내 인생 내 지게에 지고’라는 자그마한 소설을 읽었었다. 어떤 작품을 읽고 나면 무엇인가 내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있어야겠는데 나의 모자란 생각으로는 별로 말할 수 있는 게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그 소설의 어떤 점은 나의 경우와 매우 비슷한 상태가 있었다. 나의 환경과 비슷한 운명이 전개되는 대목이 너무도 많았었기에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 역시 남들과 같이 배우지도 못하고 농촌에서도 아주 가난한 소작농인 어려운 형편이었다. 책의 주인공인 전봉구도 여러 가지로 모자라다. 집에 돈도 없고 어느 누구 한사람도 뒤를 밀어주는 사람이 없고 그렇다고 해서 몸이라도 억세게 건강한 것도 아닌 주인공 전봉구였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정말 고달픈 인생 살이었다. 오늘 하루도 어떤 행로를 가야할지 정말 아득하기만하다.

이 세상 그 어디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돌아오지 않고 내게 돌아오는 일이란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일뿐이다. 도대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런 세상과 나와는 뭔가가 어긋나 있음이 분명하다. 이런 사회에서 내가 이 이상 더 살아가야 하는 것은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해 본다. 이러한 현실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가지 고난을 인내하면서 절망 상태에까지 이르렀지만 그것도 운명의 신이 장난인지!

내가 이 세상에 다녀간 흔적 하나 없이, 배 떠난 자리 없이 강물 흐르듯 그렇게 흐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울하게 살아온 세상 마지막까지 나 혼자 억울하게 죽어가는 것만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던지 나도 자립 해야겠다고…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가야겠다고… 남의 집 품팔이도 하고 각종 공사판 잡부로 일도 하면서 어떤 사람이 “지게!”하고 부르면 “예”하고 반가이 기쁜 마음으로 돌아보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심정이다. 지금도 아마 그는 어느 대도시 길모퉁이에서 조금도 부자연스럽지 않는 마음으로 글을 읽고 쓰고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도 있지만 그에게도 행복한 그날이 오리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본 작품을 읽고서 이 순간 생각나는 것은 이 사회의 그늘지고 어두운 곳에 대해 베푸는 삶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에도 기회가 되면 장애인복지관이라든지 지역 동사무소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돕기 등과 같은 사업에 라면 등을 지원했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전봉구와 같이 살기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서로 마음을 열고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눌 때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욕심 부리지 말고 이웃에 나누어주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늙은이가 후회하는 세 가지 항목 중에 한 가지는 “좀 더 베풀걸”이라는 항목이 있다. 노후에 후회하지 않고 존경받는 길은 이웃에 작은 것이라도 베풀려고 하는 마음에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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