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제주에서 민간 우주산업 ‘날개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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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2025년 우주센터 설립해 SAR위성 생산
재해·재난, 도시계획, 안보분야 등 위성 활용 ‘다양’
제주 현지에서 생산인력 300명 채용…고용창출 기대
국내 순수 기술로 제작된 지구관측용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 SAR위성은 지난해 12월 4일 서귀포시 중문 해안에서 4㎞ 떨어진 바지선에서 고체연료 발사체를 통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했다. 사진 한화시스템 제공.
국내 순수 기술로 제작된 지구관측용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 SAR위성은 지난해 12월 4일 서귀포시 중문 해안에서 4㎞ 떨어진 바지선에서 고체연료 발사체를 통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했다. 사진 한화시스템 제공.

제주에서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로 ‘뉴 스페이스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우주발사체의 최적의 발사지가 제주다. 더 넓은 발사각을 확보할 수 있고, 전파 간섭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본지는 제주를 기반으로 진행 중인 신 우주산업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하원테크노밸리에서 우주산업 선도

한화시스템은 2008년 경기도 용인에 종합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우주항공과 인공위성 사업에 특화된 기술력으로 연구·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옛 탐라대학교 부지인 하원테크노밸리에 1000억원을 투입해 ‘한화우주센터’(가칭)를 건립한다.

하원테크노밸리 부지 2만9994㎡에 지상 2층·지하 1층, 건축 연면적 1만7400㎡의 한화우주센터는 내년에 착공, 2025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하원테크노밸리 내 한화우주센터에서는 지구관측용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 생산 공장이 들어선다.

SAR위성은 여러 개의 모듈로 구성된 전장품을 단일 모듈로 통합한 미래형 위성이다. 제주에서 대량 생산해 국내 상용화는 물론 해외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하원테크노밸리 내 생산 공장에서 매달 8기 이상의 SAR위성을 제작할 계획이며, 반복적인 생산 공정은 자동화해 제작비용을 절감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위성 제작에 필요한 생산인력 300명은 제주에서 현지 채용하며,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한화우주센터 설립으로 상당한 인력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은 제주대학교에서 배출한 지역인재를 연구직과 관리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며, 이들은 향후 제주의 우주산업을 이끌어 갈 핵심 인력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 용인에 본사를 둔 한화시스템은 올해 3분기 매출액 6208억원, 영업이익 373억원, 당기순이익은 41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하원테크노밸리에 한화우주센터를 설립, SAR위성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제주지역 고용 창출과 연관 산업 발전은 물론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해 8월 제주에서 열린 제3회 위성 통합운영 심포지엄에서 “옛 탐라대 부지에 조성하는 하원테크노밸리는 우주산업의 전진기지”라며 “한화시스템의 위성 생산에 이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제주에서 새로운 발사체 사업을 준비하면서 민간 우주산업은 하원테크노밸리에서 선도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시스템은 옛 탐라대학교 부지인 하원테크노밸리에 가칭 ‘한화우주센터’를 건립한다.
한화시스템은 옛 탐라대학교 부지인 하원테크노밸리에 가칭 ‘한화우주센터’를 건립한다.

▲제주에서 쏘아 올린 영상레이더 위성

지난해 12월 4일 서귀포시 중문 해안에서 4㎞ 떨어진 바지선에서는 번뜩이는 섬광에 이어 불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고체연료 발사체가 우주로 날아올랐다. 이 발사체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SAR 위성을 지상에서 650㎞ 떨어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켰다.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 해상도는 1m급이다. 해상도 1m급은 지표면의 가로·세로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된 위성이 제주에서 성공적으로 목표 지점에 도달했다.

SAR위성은 무게가 101㎏의 초소형이지만,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

수 백㎞ 상공에서 쏜 레이더파가 지상과 해상의 굴곡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간차를 합성해 입체적인 사진을 만들어 낸다. 구름이 잔뜩 낀 날이나 빛이 없는 밤에도 지형과 공간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이더파가 만들어 낸 사진에서 물이 흘렀던 흔적을 통해 향후 발생할 홍수에 대비할 수 있다.

또 작물을 재배하거나 수확했던 모습, 건물을 지었거나 파괴된 모습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재해·재난 감시는 물론 도시계획, 안보 분야까지 활용도가 무궁 무진한 이유다.

한화시스템은 감시·정찰·관측을 위한 위성의 핵심 장비이자 ‘위성의 눈’ 역할을 하는 영상레이더(SAR), 전자광학(EO), 적외선(IR) 장비를 위성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 같은 첨단 기술은 바다의 밀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됐다면, 순수 바닷물과 기름띠가 있는 영역은 그 밀도가 서로 다르다.

위성에 탑재한 장비로 밀도까지 분석해 기름띠가 어디까지 번졌고, 앞으로 어느 곳으로 확산될지 예측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해양오염은 물론 대기환경과 온실가스까지 실시간 분석과 감시가 가능하다. 이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면 기후·환경·산업·국토·보험산업 등에 활용되면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위성의 눈’은 미사일을 쏠 때 나오는 화염도 관측할 수 있다. 안보와 분쟁지역에 위성을 활용하는 이유다.

한화시스템에서 국내 기술로 제작된 위성은 가로 2m·세로 1m, 무게는 101㎏이다. 소형화와 경량화로 우주발사체에 여러 대의 위성을 탑재할 수 있고, 발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한쪽 면은 태양전지판을, 반대쪽 면은 레이더파를 주고받는 패널 회로가 촘촘히 설치된 ‘일체형 위성’이다. 우주에서 태양전지판이 펼쳐지지 않아서 ‘고철 신세’가 되는 리스크가 사라졌다.

SAR위성의 핵심인 송수신 장치는 국내 최초의 한국형전투기 KF-21의 레이더 과제에서 검증된 반도체 장치를 활용한 초경량 고효율의 안테나로 설치됐다.

용인=좌동철 기자

한화시스템 위성관제센터에서 연구진들이 SAR위성의 지구 저궤도에 진입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한화시스템 위성관제센터에서 연구진들이 SAR위성의 지구 저궤도에 진입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4일 서귀포시 중문 해안에서 4㎞ 떨어진 바지선에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을 실은 발사체가 발사됐다. 사진 한화시스템 제공.
지난해 12월 4일 서귀포시 중문 해안에서 4㎞ 떨어진 바지선에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위성을 실은 발사체가 발사됐다. 사진 한화시스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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