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안에 들어있는 시대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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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경 제주연구원 부연구위원/논설위원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유명한 고전 경제학 저서이다. 『국부론』은 1776년에 간행되었는데, 원래 제목은 『국부의 형성과 그 본질에 관한 연구(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인데, 짧게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으로 부르곤 한다. 이 책에는 이론, 역사, 정책 측면에서 자본주의를 분석하고 다루고 있다.


필자는 경제학자가 아님에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국부론』에서 드러나는 애덤 스미스의 시대와 사회에 대한 통찰 때문이다. 사람들은 『국부론』은 잘 알면서도 애덤 스미스가 1766년부터 1776년까지 10년간 스코틀랜드 커콜디에 있는 자신의 서재에 파묻혀 지내며 쓴 책이란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 초안을 작성할 때,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나는 요즘 시간을 때우려고 책을 한 권 쓰고 있다네”라는 말로 겸손함을 드러냈지만, 그 책이 세상을 통찰하고 있었던 애덤 스미스의 역작이 되었다.


그는 경제학과 거리가 먼 도덕철학자였으며, 그 스스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책은 『도덕 감정론』이었다. 그런데 도덕철학자 애덤 스미스는 왜 경제 저서를 썼을까? 이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면 애덤 스미스가 평생 하고자 하였던 것들, 그가 설명하고자 하였던 하나의 체계가 무엇이었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본다면 애덤 스미스는 인간 본성과 역사에 대한 관찰과 탐구를 통해 시대와 사회를 통찰해 나갔다.


애덤 스미스에게는 두 가지 원칙을 설명하고자 하였던 의지가 보인다. 하나는 인간이 어떻게 더불어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것으로 인간이 어떻게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가를 통하여 사회와 정치조직의 원칙을 설명하고자 하였으며, 다른 하나는 통치와 입법 원칙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당시 스코틀랜드 국민에게 풍요를 가져다주고 자유를 증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개념이 탄생하였다.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본성은 경쟁하는 과정에서 의도하거나 계획하지 않아도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공익)을 가져온다는 시장경제의 암묵적 자율작동 원리가 ‘보이지 않는 손’ 개념으로 탄생한 것이다.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가격은 개개인이 이익을 추구하려는 본성에 의한 것이지만 이러한 시장의 기능이 국가를 부유하게 한다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이론이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며 이후 많은 한계와 비판에 직면하였지만, 필자가 애덤 스미스에게서 보고자 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 국민의 부를 증진하는 것,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재원과 조달, 그리고 이 맥락을 결정하는 제도와 시스템에 대하여 통찰하고자 하였던 애덤 스미스의 자세이다. 


제주와 제주사람들의 삶에 대한 역사적 통찰을 통하여 제주의 주민을 보호하고 주민의 부를 증진하는 것, 필요한 재원과 재원을 조달하고 그 맥락을 결정하는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통찰이 제주 사회에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을 해본다. 우리는 지금 이 시대와 사회에 대하여 어떻게 통찰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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