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지역성, 제주인의 정체성 담아내야
제주의 지역성, 제주인의 정체성 담아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탐라사 재조명 (5)제주 역사문화기반 구축
1991년 8월 제주시 신산공원 준공 기념행사 모습(제주시 제공)
1991년 8월 제주시 신산공원 준공 기념행사 모습(제주시 제공)

삼성혈,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등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를 잇는 민선 8기 제주도정의 문화부문 공약사업인 ‘제주 역사문화기반 구축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5월 관련 용역에 착수, 최근 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사업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용역이 마무리되면, 관련 예산을 반영하고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고대 해양 독립국 탐라국의 역사적 재정립은 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탐라사 재조명을 통해 비록 역사적 사료가 극히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제주인의 정체성 확립과 탐라국의 가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삼성혈 일대 항공사진(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삼성혈 일대 항공사진(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제주의 자연과 사람, 역사를 품은 공원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열린 제주 역사문화기반 구축사업 민관협력추진단 6차 회의에서 용역 에 대한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용역을 맡은 제주연구원은 이날 가칭 제주 역사문화지구 기본 구상안을 제시했다.

제주 도심에서 제주를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랜드마크로서, 우선 명칭은 ‘신산 제주 자연&삶 공원’과 ‘탐라역사문화공원’을 제안했다.

전체적으로 제주의 자연과 제주인의 삶을 보여주는 ‘제주마을(Jeju Village)’ 개념을 도입해 ‘제주마을을 입히다, 제주자연을 입히다, 제주인의 삶(역사와 민속, 문예)을 입히다, 제주어를 입히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역사민속, 자연생태, 문화예술로 구분되는 3개 구역과 역사, 문화, 생태 올레로 구상했다.

‘역사민속’은 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삼성혈을 연결하는 공간에 제주의 자연, 민속, 역사 내용을 배치한다. ‘자연생태’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제주도문예회관 사이의 자연림을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해 활용하는 방안이다. ‘문화예술’은 제주도문예회관을 중심으로 구획해 제주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내용을 배치하는 안이다.

가칭 제주 역사문화지구 기본 구상안(제주도 제공)
가칭 제주 역사문화지구 기본 구상안(제주도 제공)

▲제주역사관, 무엇이 담기나

가칭 제주역사관은 기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자연사, 민속 자원와 연계해 제주인의 주체적 삶을 보여주는 역사관으로의 결합을 구상했다.

명칭은 1안 ‘제주 자연&삶 박물관’, 2안은 ‘제주 자연·민속·역사박물관’, 3안은 ‘탐라(문화)역사관’으로 제안했다.

1안은 제주인의 의지와 표상으로서 제주의 총체성을 보여주는 공간과 제주인의 주체적인 삶과 위상을 보여주는 주제 중심으로 탐라시대부터 현대까지 조망한 주제별 전시관을 의미한다. 현재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자연사 관련 전시관 유지와 민속과 역사를 재편하는 방향이다.

2안은 1안과 내용적 측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있는 그대로 제주 자연, 민속, 역사박물관으로 명칭함으로써 현재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자연과 민속 관련 전시관을 유지하고, 역사관만 추가로 조성하는 안이다.

3안은 고대 탐라국 시대의 제주인의 위상과 해상 왕국에 주목한 역사관 조성을 의미한다. 현재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자연, 민속 관련 전시관은 유지된다.

제주 역사문화기반 구축사업은 크게 가칭 제주역사문화지구 조성과 가칭 제주역사관 조성 등 두 트랙으로 추진된다. 용역이 마무리되면, 2025년까지 공원 기본계획 수립이 이뤄지고, 지구 조성은 2028년 완공, 역사관 조성은 2029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된다.

▲제주 역사문화기반 구축, 도민 공론화 과제

제주연구원이 신산공원 인근 10개 동 주민 304명과 제주지역 학술, 미디어, 문화예술 등 전문가 집단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도민 공론화 필요라는 과제를 남겼다.

우선 제주 역사문화기반 구축 사업 시행의 필요성에 대해 주민의 59.5%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지만, 전문가들은 83%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업 추진에 있어 주민 수용력 확보가 필요함을 드러냈다.

사업의 방향성에 있어서도 주민과 전문가 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주민들은 산책과 스포츠 등 여가 공간으로 지구가 구성되길 희망했지만, 전문가는 인근 문화예술 시설과 연계해 역사, 문화, 예술 등 특수 목적성을 갖는 지구 조성을 선호했다.

긍정과 부정효과도 드러났다. 제주를 홍보하는 효과와 제주의 정체성과 지역성을 강화하는 긍정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교통량 증가와 주차문제 발생, 소음문제, 쓰레기 등 환경문제 증가를 예상하기도 했다.

사업 추진에 있어 주민과 전문가 모두 친환경적 공간조성을 통한 생태성을 필수 검토사항으로 꼽았다.

탐라인의 삶의 모습이 드러난 용담동 철제부장묘 발굴조사 모습(제주대학교 박물관 소장)
탐라인의 삶의 모습이 드러난 용담동 철제부장묘 발굴조사 모습(제주대학교 박물관 소장)

▲제주 역사문화의 기반

제주연구원은 제주의 지역성과 제주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 창출이 이번 사업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대 핵심정신으로 실용정신(합리성), 개척정신(도전정신), 협동정신(일체심, 수눌음), 호혜정신(관계성, 생태성, 평등성), 융합정신(개방성, 창발성)을 제시했다.

이는 각각 정체, 경제, 사회, 문화, 교류영역을 의미하는데, 우선 실용정신은 ‘독립국으로 주체의식’을 말한다. 공간인식에 대한 독립성, 정치 참여에 대한 주체성, 3무(거지, 도둑, 대문)의 자부심을 내용으로 한다.

개척정신은 ‘생태순환적 경제문명과 삶’으로 생태순환적 경제생태계의 구축, 섬 및 해양을 개척한 경제 구축, 환경의 역학관계 활용한 경제 구축을 뜻한다.

협동정신은 ‘수눌음과 연대를 통한 사회보장’으로 자발적 결사체와 사회 안정망 확보, 공동체에 대한 애향심의 궤적을 의미하며, 호혜정신은 ‘상생정신과 공동체 문화’로 생명공동체와 의례공동체의 문화, 구술로 전하는 공동체 역사의 궤적에 대한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융합정신은 ‘동아시아 권역의 교역, 문화, 생태, 평화 연결자’로 동일한 자원의 이동, 사람의 이동과 문명의 이동, 탐라문명의 창연(생업, 의식주, 의례, 전문항로와 항해술 등)을 담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생태순환적 삶을 통한 지속가능한 해양문명 창출’, ‘상호 관계 중심을 통한 온전한 평화문명 창출’, ‘한반도적 사관이 아닌 주체적 사관’을 드러내는 역사문화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탐라사 속 제주의 지역성과 제주인의 정체성

제주연구원 현혜경 박사는 제주 역사문화기반 구축사업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 주제를 입힌 공원과 역사관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생태, 수눌음, 상생 정신, 공동체 문화가 제주섬 밖으로 흘러가 동아시아 권역의 교육이나 문화, 생태 평화를 구축했다. 제주는 연결자라고 본다”며 “단순한 탐라사의 나열보다는 이런 부분을 우리가 새롭게 발견해야 한다. 제주의 역사기반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현 박사는 이어 “해당 용지가 근린공원으로 조성된 지 오래되면서 보존해야 할 생태림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244126㎡(7만4000평) 부지의 41659㎡(1만2000평) 정도는 보존해야 한다”며 “시설율을 40%로 제한하는 현 근린공원을 시설율 제한이 없는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제안이 있어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지만 시설율 제한이 없어 녹지율이 10%대로 떨어지는 사례와 목적이 전도돼 시설만 들어선 사례가 있는만큼 사업대상지인 신산공원을 근린공원으로 유지하고, 제주의 역사와 문화 주제를 입힌 공원과 역사관으로 조성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